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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부사장, “현대차 뛰어넘고자 기아차에 온 것 아니다”
뉴스종합| 2012-09-21 11:25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기아자동차의 디자인 혁명을 가져온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부사장은 “현대자동차를 뛰어넘고자 기아차에 온 게 아니다. 진정한 경쟁 상대는 전 세계 글로벌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피터 슈라이어는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헤럴드 디자인포럼 프리미엄 세션의 강연자로 나서 기아차 디자인을 이끌면서 느꼈던 생생한 경험담과 디자인의 핵심 가치를 설명했다.

그는 참석자로부터 현대차를 뛰어넘는 기아차로 키우고 싶은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받자 “이건 굉장히 한국적인 질문인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어 “한국에 온 이유는 가이차로 현대차를 이기기 위해 온 게 아니다. 폴크스바겐, 르노, 닛산, 푸조, BMW 등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와 경쟁하고자 왔다”고 덧붙였다. 또 “기아차와 현대차는 좋은 경쟁 상대이기도 하다. 서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동기가 되며, 서로 최선을 다해 자동차를 만들고자 노력한다. 진정한 경쟁상대는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연에서 ‘돈만 버는 사업은 빈곤한 사업’이란 말을 인용하며 “자동차라는 건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특별한 추억을 갖고 있는, 상당히 감성적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강연 도중 자동차를 좋아하던 본인의 유아 시절 사진도 다수 공개해 참석자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자동차 산업이 그만큼 매력적이며, 한국 역시 눈부시게 자동차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기아차에 왔을 당시에는 기아차가 별다른 특징이 없는 브랜드였다. 기아차의 정체성을 만들고자 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전 세계에 통용될 수 있는 자동차 디자인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로 업무에 매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즈를 자동차 디자인과 비교했다. 신뢰 속에 자유롭게 영감을 펼치는 것, 그게 기아차의 성공적인 변신을 이끈 비결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어 직접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그릴, 쏘울이나 럭셔리카의 이미지를 직접 드로잉했고, 참석자들은 자동차 그림이 완성될 때마다 탄성을 자아내며 곳곳에서 카메라로 그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피터 슈라이어는 질의응답 시간엔 통신업이나 마케팅 분야 등 참석자 각자의 전문분야와 관련된 질문에서도“디자인팀을 회사 내에서 별도 팀처럼 여겨선 안 된다”, “나선형처럼 소통할 수 있는 기업 구조를 만들어라” 등의 조언을 했다.

피터 슈라이어의 강연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프리미엄 세션에 참석한 김윤후(32) 씨는 “독특한 디자인 세계관을 직접 배울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참석자도 “디자인 거장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 만으로도 너무나 즐거웠다. 디자인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될 경험담이 인상깊다”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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