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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디자인포럼 자리매김…내년엔 ‘국민 디자인축제’ 로
뉴스종합| 2012-09-24 11:00
안도 다다오 ‘자연을 담은 디자인’
하라 겐야의 ‘디자인을 팝니다’
뱅글·슈라이어의 열띤토론
특별세션 ‘지혜나눔’등 뜨거운 반응

내년엔 행사기간 3일서 1주일로
전시회·디자인어워드등으로 확대
아시아 최대 축제로 격상키로



국내 최대 디자인포럼인 ‘Re-imagine! 헤럴드 디자인포럼 2012’가 21일 막을 내렸다. 본사 주최로 지난 19~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 등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지난해보다 참가 인원을 배로 늘렸는데도 연일 좌석이 가득 차는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번 포럼은 국내외 디자인 거장들의 강연을 통해 미래 디자인에 대한 해답을 갈망하는 국내 디자인업계에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헤럴드 디자인포럼 사무국은 “디자인의 중요성이 날로 더해가는데도 국내에 이렇다 할 디자인 관련 행사가 없었다”면서 “올해의 성공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국민이 즐기는 디자인 축제의 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거장의 상상이 내 앞에=올해 포럼은 기존 인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면서 세계 디자인 분야를 이끌고 있는 거장들이 연사로 나서 디자인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세상의 진면목을 유감 없이 펼쳐보였다. 이들은 자동차와 전자제품을 비롯한 산업디자인은 물론 건축과 각종 생활용품, 광고, 디지털 아트 등의 디자인 조류와 창조적인 아이디어, 영감의 원천에 대해 소개했다.

첫 세션에서 일본의 세계적 건축디자이너인 안도 다다오 도쿄대 교수는 ‘자연을 담은 디자인’ 강연을 통해 “디자인은 각박해진 사회의 탈출구”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자원과 에너지가 고갈되는 상황에서 자원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건축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한국 건축계의 최대 화두가 된 도시재생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지난 20~21일 이틀간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헤럴드 디자인포럼 2012’에서 객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이 연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디자인포럼은 행사 규모를 확대해 아시아 최대 디자인 축제이자 국내 최고 디자인의 경연장, 신예 디자이너의 등용문으로 만들 계획이다.

하라 겐야 일본 무사시노 미대 교수는 ‘비움의 미학’을 강조했다. 그는 ‘디자인을 팝니다’ 주제의 강연에서 고령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하라 교수는 “빠른 고령화로 한국에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주택 디자인이 탄생할 것”이라면서 “이는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인구 감소로 남는 학교, 상가 등의 내부를 개조하는 친환경적 디자인”이라고 내다봤다.

▶리얼 그리고 치밀=크리스 뱅글 전 BMW 디자인총괄책임자와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부사장이 열띤 토론을 펼친 프리미엄 세션에선 세계적 디자인 구루와 디자인 경영을 고민하는 국내외 기업인, 디자인 전문가, 디자인 마니아 등 100여명이 한데 어우러졌다. 세션에 참가한 각계각층 전문가의 심도 있는 질문과 두 거장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는 생생한 답변이 오갔다.

이 자리에서 뱅글은 “위험을 회피하려는 모습, 고정관념에 머무르는 모습을 버리고 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디자인, 빈곤층 등 모든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라”고 했고, 슈라이어는 “돈만 버는 사업은 빈곤한 사업”이라면서 세계적 자동차디자인의 두 거장은 디자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 현대미술의 4대천왕’으로 불리는 장샤오강은 데뷔 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설명하는 꼼꼼함으로 관객들이 눈과 귀를 떼지 못하게 했다. 그가 공식석상에서 강연하고 대중과 소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람과 가까워져라”=21일 열린 ‘지혜 나눔’ 특별세션에서 홍정욱 헤럴드 회장과 크리스 뱅글, 박서원 빅앤트인터내셔널 대표의 대담은 청중들의 가슴속을 파고들었다.

박 대표는 젊은 디자인 멘토로서 ‘잘 노는 법’을 강조하면서 “디자이너 스스로 즐거움의 원천을 알아야 더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노는 것에서 영감의 원천을 찾아야 한다”고 했고, 뱅글은 “디자인은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것으로, 사람들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고계의 거장 브루스 덕워스는 “디자인은 단순하되 사람들에게 기쁨을 줘야 한다”는 말로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압축했다. 영화나 게임을 제작할 때 감독이나 작가의 상상력을 시각적 이미지로 만드는 콘셉트 디자이너 스티브 정은 “사람과 사물에 대한 이해력과 관찰력이 현실감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축제 2013=올해 디자인포럼에는 기업의 디자인 실무책임자는 물론 미래의 디자이너를 꿈꾸는 대학생, 기업과 정부의 디자인 관련 정책을 결정하는 고위인사들이 두루 참석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디자인 축제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에는 행사 규모는 물론 영역을 확대해 아시아 최대의 디자인 축제로 격상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부대행사(대학생 디자인 프레젠테이션 경연대회)를 포함해 올해 3일이었던 행사 기간을 내년에는 1주일로 늘리고, 세계 최고의 디자인 거장들이 참여하는 포럼은 물론 디자인산업 전시회와 디자인 어워드 등의 분야로 행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한국 디자인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고, 신진 디자이너 발굴 및 한국 디자인산업 도약의 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내년 전시회를 창조적 디자인의 경연장으로 만들어 한국 디자인의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디자인 어워드는 신예 디자이너의 등용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자인이 경쟁력인 시대, 산업계 판도는 물론 삶까지도 새롭게 디자인하는 시대, 그래서 디자인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시대에 헤럴드 디자인포럼은 진화를 거듭하며 미래를 여는 문(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취재팀>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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