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
‘피에타’ 조민수가 전하는 김기덕은.. (인터뷰)
엔터테인먼트| 2012-09-25 08:12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그 현장에는 ‘피에타’의 주역인 배우 조민수와 이정진이 함께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여기까지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이야기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남을 가진 조민수는 ‘솔직’ 그 자체였다. 그가 전하는 베니스 영화제의 뒷이야기와 ‘피에타’ 촬영장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 감독님, 제발 옷 좀...


영화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행사 중 하나는 바로 레드카펫 행사다. 특히 여배우에게 있어서 이 행사는 가장 중요한 명제 중 하나다.

조민수도 여타와 다를 바 없는 반응이었다. 한국 대표로 외국에 나가서 자신의 모습을 비춰야 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메이크업부터 의상까지 많은 공을 들였다. 일각에서는 그가 입었던 국내 브랜드의 드레스가 ‘의도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품기도 했지만, 조민수는 “국내-외 브랜드를 떠나서 일단 예뻐서 입었다”고 딱 잘라 말했다.

“브랜드에 상관없이 드레스를 입어보고 마음에 든 것을 골랐을 뿐이에요. 제가 입었던 드레스도 스타일리스트에게 ‘이거는 어디 것이냐’고 물어봤는데 마침 우리나라 브랜드였어요. 마음에 들고 예쁜데 우리나라 브랜드면 무조건 입자고 결정했어요.”

이와 더불어 김기덕 감독의 레드카펫 의상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평소에도 어두운 색 계통의 누비옷을 즐겨 입는다. 영화제 당시에도 누비옷과 허름한 신발은 단연 눈에 띄었다. 조민수는 SBS ‘강심장’에 출연해서도 김기덕 감독의 패션에 대해서 지적한 바 있다.

“감독님 개인의 스타일링은 개성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좀 더 환한 의상이었으면 좋았죠. ‘우리나라 대표로 가는 사람이 이상하게 입고 간다면 같이 안 가겠다’고도 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김기덕 감독의 의상은 그가 직접 국내에서 구입한 몇 백만 원 가량의 고가의 의상으로 밝혀졌지만, 많은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그렇지 않아 보였다는 게 문제였다.

# 김기덕 감독, 배우를 기다려 주지 않아

조민수는 김기덕 감독의 촬영 스타일에 대해 “배우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고 한마디로 정리하며 불만 아닌 불만을 털어놨다.

“김기덕 감독님은 배우에게 요구해서 몇 번 안 되는 것 같으면 촬영을 중단해버려요. 배우마다 스타일이 달라 빨리 적응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간을 두고 적응해 가는 사람이 있거든요. 결국 김기덕 감독님의 스타일을 따라가지 못하면 촬영은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어요. 저는 ‘한판 붙자’라는 느낌으로 임했어요. 그저 빨리 적응 했을 뿐이에요. 촬영도 빠르게 진행된데다가 감독님 스타일도 그렇다 보니 ‘이게 다 내꺼구나. 내가 챙겨야겠구나’하는 생각으로 했죠. 그래도 낯선 촬영 환경이었기 때문에 재미있었어요. 굳이 말하자면 배우를 배려하는 촬영 현장은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두 사람은 표현 방법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이후 촬영은 생방송처럼 빠르게 진행됐다.

“‘피에타’에 참여하게 된 것도 ‘조민수라는 배우는 다른 것도 할 줄 안다’고 알리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몰입해서 촬영할 수 있었어요. 엄마보다는 한 명의 여자로서 접근했어요. 이 아이를 흔드는 데 모든 것을 동원하는데 엄마라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았거든요. 어떻게 보면 감독님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겠네요.”

이유야 어찌 됐든지 ‘피에타’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더불어 출연 배우들의 위상도 올라갔으며, 자신감을 가질 만도 하지만 조민수는 그저 ‘기분 좋은 선물’로 생각했다.

“물론 그 당시에는 너무나 행복해서 눈물이 났죠. ‘이런 행운도 오는구나’라고 생각도 했어요. 만약 20대였으면 기고만장했겠죠. 살다보니 저에게는 좋은 추억 중에 하나로 기억될거에요. 그래도 제 연령대 작품이 있으면 선착순은 좀 당겨지겠죠.”(웃음)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끊임없이 자신을 보여주는 직업이다. 물론 조민수도 자신을 가꾸기 위해 노력과 공을 들인다. 하지만 일명 ‘시술’이나 ‘수술’에 있어서는 거부의 의사를 밝혔다.

“저 역시 마사지도 받고 팩도 하면서 항상 긴장하면서 지내죠. 여자는 본능적으로 예뻐지고 싶어하니까요. 그래도 시술이나 수술은 사양할래요. 관심을 많이 받는 사람은 예뻐지는 것 같아요. 저는 거기서 나오는 ‘에너지’라는 것을 믿거든요. 둘러싸여 있으면 뭔가 아우라가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관심 또한 받고 있다. 꽃다운 20대는 아니지만 앞으로 배우 조민수가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좀 더 많은 사랑을 받아 시간이 지날수록 아름다워지는 배우로 기억되길 바란다.

조정원 이슈팀 기자 chojw00@ 사진 송재원 기자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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