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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재미와 경쟁하는 광고를 만들어라” …빠름 빠름의 신훈주 KT 상무
뉴스종합| 2012-09-26 07:44
[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자고 일어나면 수십편의 ‘신작’이 쏟아지는 광고시장에서 두달이 넘게 가장 인기있는 광고자리를 지키고 있는 작품이 있다. KT의 ‘빠름 빠름’ 시리즈다. 한국CM전략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빠름 빠름’ 광고는 지난 6월과 7월 연속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광고로 선정됐다.(8월 결과는 미발표)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원곡 ‘파담 파담(두근 두근)’을 개사한 ‘빠름 빠름’ 노래를 배경으로, 손바닥 위에서 펼쳐지는 친근한 애니메이션은 남녀노소 모두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이 시리즈를 만든 이는 신훈주 KT 상무다. 그는 “반응이 너무 좋아서 신이 난다”면서도 히트의 원인을 세가지 정도로 조심스럽게 요약한다. 빠름을 아날로그로 표현한 ‘좋은 그림’, 귀에 달라붙으면서도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빠름빠름 송’, 최근 확 떠오른 버스커 버스커가 직접 노래도 부르고 그림도 그렸다는 것. 이 세가지가 하나의 컨텐츠를 이루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버스커 버스커가 부른 광고송은 시청자들이 KT에 요구하면서 밸소리로 출시돼 다운로드 순위에서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신 상무는 이동통신업계나 광고계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해브 어 굿 타임’, ‘쇼’, ‘집나가면 개고생’, ‘황선홍 밴드’ 등의 히트광고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톱스타가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경쟁사들은 몸값만 수억원대인 톱스타를 앞세운 광고들을 내놨지만 사람 한 명 등장하지 않는 KT광고를 이겨내지 못했다. 


신 상무는 “캠페인을 위해서 모델이 존재하는 것이지 모델 때문에 캠페인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모델로부터 출발한 광고는 오히려 메시지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광고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무슨 뜻일까.‘우리가 훌륭하다’는 메시지를 공허하게 던지는 광고는 백전백패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공감을 기반으로 철저하게 고객들을 먼저 끌어당길 수 있는 매력적인 컨텐츠를 던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LTE 워프’ 캠페인을 진행할 때 영화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와 클론 부대를 느닷없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시킨 것도 소비자들을 잡아 끌기 위한 것이었다. 덕분에 다스베이더의 입국 장면은 400만 건 이상 트윗됐다.

그는 “경쟁사 광고가 아닌 세상의 모든 재미들과 경쟁해야 한다. 뻔한 커머셜 메시지에 소비자들이 귀를 기울일 필요가 하나도 없어졌다. 수억원짜리 광고가 ‘지하철 OO녀’보다 관심을 덜 받는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보는 사람이 스스로 풀(Pull)할 수 있는 매력을 갖춘 컨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가는 사람의 앞선 시각. 음미해볼 대목이다.

swan@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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