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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구제금융 ‘운명의 시간’ 이 온다
뉴스종합| 2012-09-27 14:18
긴축안·은행 재무건전성 발표
27~28일이 중대고비

증시 급락…10년물 국채 6%초과
전문가들 “구제금융 신청 임박”



남유럽 재정위기국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 행(行)이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스페인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구제금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전제조건인 추가 긴축에 강한 의지를 내보였기 때문이다.

라호이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시장 차입 부담이 가중되면 (어쩔 수 없이) 구제 요청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선 자생적인 위기 극복이 어려운 스페인의 처지를 감안할 때 구제금융 신청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스페인 증시는 3.92% 급락했고, 그 여파로 이탈리아 증시도 3.29% 빠졌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다시 6%를 넘어섰다.

로이터는 이 추세로 가면 스페인이 올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6.3%를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당장 스페인 정부는 27일(현지시간) 2013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해 구제기금을 쥔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추가 긴축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를 의식한 듯 라호이 총리는 이날 미국 뉴욕의 아메리카 소사이어티 회동 연설에서 “스페인의 사회 모두의 희생이 중요하다”면서 재정감축과 개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년도 예산안에는 조기 은퇴 제한 등 새로운 개혁조치들이 담길 것”이라고 소개하고, “스페인 정부가 긴축재정을 통해 경제구조를 개혁하면 유로존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스페인 정부가 EU를 만족시킬 만한 추가 긴축안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오는 10월 말~11월 중 치러지는 주요 주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反)긴축 표심을 신경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도 라호이 총리가 강연한 건물에는 10여명이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28일에는 스페인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심사)’ 결과가 나오는데, 만약 시장의 예상보다 나쁘게 나온다면 스페인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겨 전면 구제금융 신청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금융권 심사 결과가 스페인에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베어링애셋매니지먼트의 앨런 윌데 채권투자 책임자는 FT에 “라호이 총리는 시장 움직임을 끝까지 지켜보고, (구제요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또다시 7%를 넘어서야만 그가 움직이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스페인 지원 여부는 10월 8일 유로존 재무장관회담과 그달 18~19일 열리는 EU 정상회담 등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김영화 기자>
/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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