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노맹 출신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
“10월국감서 정부 개입여부 밝힐 것”
‘물면 안 놓는다’ ‘쌍차 여전사’ ‘아톰’
최근 민주통합당 의원들을 만나면 이 사람에 대한 칭찬이 빠지지 않는다. ‘전투력’과 ‘끈기’에 ‘성실함’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이 사람은 19대 국회 야당 의원들 가운데 가장 촉망받는 의원 중 한 명이다. 바로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여전사’ 은수미 의원.
은 의원이 19대 국회 비례대표 명단에 들자 가장 긴장한 곳은 재계다. 재계의 한 고위 임원은 “선을 한번 대보려 하는데, 쉽지 않다. 대부분은 거절”이라고 말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노동계의 기대는 한껏 크다. 민노총 관계자는 “제대로 된 국회의원 한 명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실 분”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활약은 국회가 개원 전인 지난 7월부터 시작됐다. 쌍용차 문제와 용역폭력 문제는 은 의원의 최대 관심사다. 두 사건의 청문회가 열린 것 역시 그의 공이 크다. 은 의원은 “쌍용차 문제는 오늘날 대한민국 노동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아픈 부분이다. 이걸 짚지 않고 노동권 신장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당선된 다음 단 하루도 주말에 쉰 적이 없다고 했다. 은 의원은 “해결해야 할 게 너무 많다. 월화수목금금금이 생활 패턴이 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그의 노력에 하늘도 감복한 걸까. 최근 은 의원실엔 한 통의 제보가 접수됐다.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 만든 대외비 문건. 이 문건에는 현대차에 납품하는 유성기업 파업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 경총, 경찰, 노동부 등 유관기관이 대응 전략을 구상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는 게 민주당 측 분석이다. 은 의원은 “노조 파괴를 위해 청와대와 다양한 정부기관들이 긴밀하게 협조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은 의원의 대학시절은 암울했다. 서울대 재학시절 시위를 주도하다 제적됐고, 구로공단에서 미싱사 보조 역할을 하며 노동운동을 했다. 1989년에는 백태웅 박노해 씨와 함께 ‘사노맹’을 결성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거돼 강릉교도소에서 6년 동안이나 복역했다.
하지만 은 의원은 자신의 학창시절을 “내 인생에서 가장 반짝 반짝 빛났던 시절”이라 회고한다. 감옥 생활을 설명할 때도 은 의원의 입가엔 미소가 머물렀다. 그는 “교도관들이 저에게 정말 잘해줬다. 불쌍하게 바짝 마른 수감자라 그랬는지 먹을것도 잘 챙겨줬고, 제가 고열로 인사불성이 됐을 때도 저를 살려주신 것 역시 교도관”이라고 말했다.
은 의원은 올해 ‘국감 예비 스타’다. 오는 10월 5일부터 시작되는 국감에서 은 의원은 쌍용차 사태와 용역폭력 사태, 유성기업 파업에 대한 정부의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 낱낱이 밝히겠다고 다짐한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