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태안 기름유출 사고 이어
애플과 특허분쟁 국내 대리 맡아
이번엔 ‘LGD OLED소송’서 또 격돌
삼성그룹과 국내 최고 법무법인인 김앤장이 또 법정에서 적으로 만나게 됐다. 김앤장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특허권 침해 소송에서 LG디스플레이의 법무 대리인을 맡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7일 삼성전자 및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설계 기술 등 총 7건에 대한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OLED와 관련한 LG디스플레이의 7개 특허를 침해해 삼성이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이번 소송은 그룹의 최고위층의 일부만 알았을 정도로 군사작전처럼 치밀하게 준비되고 진행됐다. 국내 어떤 조직보다도 정보취합력이 뛰어난 삼성이 LG가 소장을 접수하기 한두 시간 전에 사태를 파악했을 정도로 비밀리에 기민하게 이뤄졌다.
그런 가운데 이번 소송에서 LG디스플레이의 대리인을 맡아 실무를 이끌어가는 것이 김앤장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LG디스플레이가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이번 소송에는 양영준, 원유석, 박성수, 정여순 등 네 명의 김앤장 소속 변호사가 참여한다.
알려진 대로 김앤장은 규모나 전문성 등 여러 면에서 이견이 없는 최고 로펌이다. 특허업무의 경우 변리사만 150명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두터운 전문성을 자랑한다. 지난 4월에는 세계적 법률전문지 ‘글로벌 아비트레이션 리뷰’가 선정한 아시아 지역 1위 로펌으로 뽑히기도 했다.
‘최고는 최고를 찾는다’는 측면에서 보면 삼성과 김앤장은 긴밀할 듯 보이지만, 사실 양측은 유독 중요한 사건에서 상대편으로 만나온 경험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시작해 지난달 마무리된 애플과 삼성전자 간의 국내 특허분쟁이다. 당시 애플 쪽 국내 대리인을 맡았던 것이 바로 김앤장이다. 그때 대표로 나섰던 변호사가 바로 이번 소송에도 등장하는 양 변호사다. 당시에 우리 법원은 삼성의 손을 들어줬었다. 애플건과 LG디스플레이건은 다른 케이스지만 삼성이나 김앤장 입장에서는 또 한 번 법정에서 리턴매치를 벌이게 되는 셈이다.
특허권 침해를 놓고 김앤장이 삼성이 마주했던 적은 또 있다. 지난 2007년 일본 샤프와 삼성전자 사이에 있었던 액정표시장치(LCD) 특허권 침해소송에서도 김앤장은 샤프를 대리했었다. 당시 소송은 합의로 마무리됐다.
이뿐이 아니다. 삼성그룹으로서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인 지난 2007년 12월의 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 관련 소송에서도 김앤장이 등장했었다. 당시 김앤장은 상대방인 허베이 측 대리를 맡아 삼성을 압박했었다.
<홍승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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