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음악축제인 제14회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이 지난 6일 오후 1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젊음의 광장에서 열렸다. 한국 메탈의 기둥 크래쉬를 비롯해 한영애, 3호선 버터플라이, 고고스타, DJ DOC, 김완선, 럭스 등 22개 팀이 쉴 새 없이 열정적인 무대를 이어갔다. 그러나 마지막 무대는 역시 ‘한국 록의 전설’ 들국화의 몫이었다. 수많은 관중들을 10시간 넘게 한 자리에 붙들어 맨 힘은 들국화를 향한 ‘팬심’이었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젊음의 광장에서 열린 제14회 쌈지사운드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록그룹 들국화의 보컬 전인권이 열창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
보컬 전인권을 비롯해 베이스 최성원, 드럼 주찬권 등 원년 멤버가 다시 뭉쳤다. 기타 등 일부 부족한 라인업은 세션으로 채웠지만 이들 원년 멤버는 무대 위에 가만히 서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공연 시작 전 이들은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히트곡 ‘어나더 브릭스 인 더 월(Another Bricks in the Wall)’의 전주를 연주하며 몸을 풀었다. 과연 ‘대가’ 다운 몸 풀기였다. 전인권은 “죽겠다”는 엄살과 함께 들국화의 첫 번째 앨범 첫 번째 트랙 ‘행진’으로 무대를 열었다. 들국화의 첫 앨범보다 어려보이는 관중들의 ‘떼창’도 놀라웠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전인권의 보컬이었다. 첫 곡부터 폭발하는 전인권의 보컬은 54년생이라는 나이를 무색케 했다. 곧바로 ‘그것만이 내 세상’이 이어졌다. ‘행진’으로 달아오른 관중들은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부르며 감동에 젖어들었다. 일부 관중은 감동에 못 이겨 눈시울을 붉히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전인권은 후렴구 가사를 ‘그것만이 네 세상’으로 바꿔 부르며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젊음의 광장에서 열린 제14회 쌈지사운드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록그룹 들국화의 베이스 최성원이 연주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
2곡의 무대를 마친 전인권이 “나이 먹는 일은 별 것 아니다. 그런데 목이 쉬었다”고 말하자 최성원이 “전인권은 목이 쉬면 더 노래를 잘 부른다”고 농담을 던져 관중들을 폭소케 했다. 이어 ‘매일 그대와’를 비롯해 ‘1979~1987 추억 들국화’ 앨범의 수록곡 ‘사랑한 후에’와 들국화 2집 첫 번째 트랙 ‘제발’, 최성원 솔로 앨범의 ‘이별이란 없는 거야’, 전인권 솔로 앨범의 ‘걱정 말아요 그대’ 등 잔잔한 곡들이 무대를 적셨다.
‘걱정 말아요 그대’를 끝으로 꺼졌던 무대 조명은 빗발치는 관중들의 앙코르 요청으로 다시 켜졌다. 다시 무대 위에 오른 전인권의 “우린 차분한 팀”이라는 멘트와 함께 익숙한 기타 리프가 흘러나왔다. 딥 퍼플(Deep Purple)이 ‘스모크 온 더 워터(Smoke on The Water)’였다. 멘트를 배반하는 기타 리프에 열광한 관중들은 리프까지 따라 부르며 피곤을 잊었다. 마지막 앙코르 곡은 마지막다운 곡 ‘사노라면’이었다. ‘사노라면’을 끝으로 제14회 쌈지사운드페스티벌도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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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 젊음의 광장에서 열린 제14회 쌈지사운드페스티벌에서 관중들이 들국화의 무대에 열광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