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부진으로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세계 전반의 경기 침체로 한국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1.8%포인트로,금융위기 영향으로 수출이 급감한 2009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금융위기 당시 마이너스권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해 작년 1분기 8.4%포인트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급속도로 추락해 1%대까지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2%포인트 수준으로 작년 연간 성장기여도 5.0%포인트에 크게 못 미쳤다.
성장기여도는 경제활동의 각 요소가 국내총생산(GDP) 증감률에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 나타낸다. 어느 부문이 경제성장을 주도하는지를 확인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의 경기 둔화 등으로 수출이 크게 위축돼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출의 성장기여도 하락은 유럽 위기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둔화해 한국의 수출 규모가 줄어드는 국면을 반영한다”며 “최근 들어 감소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수출은 작년 같은 시점과 비교할 때 3개월 연속 줄었다. 2월과 6월 두 차례를 제외하고 올해 들어 작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매월 수출이 감소하는 등 장기 부진에 빠져 있다.
4분기 수출 전망은 2010년 1분기 이후 가장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와 삼성경제연구소의 설문 조사 결과, 4분기 수출선행지수는 전분기보다 3.3포인트 하락한 50.7로 2010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내수도 극심한 침체기를 맞고 있어 한국 경제는 안팎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 등 일부 내수 지표는 금융위기보다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백화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6.9% 감소해 2004년 11월(-7.2%) 이후 가장 저조했다. 할인점 매출은 지난 4월부터 5개월간 연달아 감소했다. 5개월 연속 매출 감소는 2003년 6∼10월 이후 처음이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이 더 감소해 올해는 수출 기여도가 내수보다 작아질 전망”이라며 “수출의 성장기여도 하락이 장기화할 수 있으며 가장 큰 문제는 수출과 내수의 기여도가 같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yj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