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안대희-한광옥 양자택일 딜레마 푼 박근혜의 묘수
뉴스종합| 2012-10-11 10:13
‘호남 대표 실무 선수 영입이라는 상징성’(한광옥)-‘소신을 굽히지 않았다는 명분’(안대희)

11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직접 발표한 선거대책본부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직전까지 국민대통합위원장 임명을 놓고 서로 배수의 진을 치며 단 한발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맞붙었던 안대희 정치쇄신특위위원장과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갈등은 ‘박근혜 국민대통합위원장’ 카드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국민대통합위원장을 직접 맡아 과거사 해결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을 보이겠다는 뜻”이라면서 “두 사람의 갈등을 풀기 위해 고심끝에 나온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박 후보의 결정은 과거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갈등 관계에 있지만, 대선이라는 대사를 앞두고는 친이계 인사 뿐 아니라 친이계의 노하우까지 끌어 안았다는 것이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는 직접 경제살리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자신의 선거 주안점을 강조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취약지 호남을 상징하는 한 전 고문, 그리고 쇄신의 상징인 안 위원장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밖에 없던 상황 속에서 나온 이번 결정으로 ‘화합과 쇄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긍정적인 해석을 내놨다. 국민대통합과 정치쇄신을 앞세워 대선을 치르겠다는 박 후보의 구도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난 상황에서, 후보 자신이 직접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아 진정성을 과시하는 동시에 갈등 상황도 타개하는데 성공했다는 의미다.

특히 사퇴 가능성까지 직접 언급했던 안 위원장을 잡은 것은, 향후 예상되는 각종 인사 갈등의 불씨를 사전에 차단한다는 의미도 크다. 경제민주화, 영호남 화합 등을 위한 행보에서 불가피한 기존 인사들과 영입 인사 간 자리 싸움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하나의 예시를 만듦으로써 볼성사나운 갈등의 재발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모두 껴안자는 대통합과 문제 있는 사람은 배제하자는 정치쇄신이라는 두 화두는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아젠다지만, 모두 미래지향적 의미를 담고 있다”며 “선대위가 재출범하는 성격을 갖는 만큼, 당도 새로운 분위기와 자세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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