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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에 대한 단죄는 무덤까지.. ‘BBC 파문’ 확산
뉴스종합| 2012-10-15 09:39
[헤럴드생생뉴스]영국 BBC 방송의 유명 진행자 지미 새빌의 아동 성범죄 혐의에 대한 진상조사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죽은 사람도 예외를 두지 않는 영국의 단호한 응징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혐의자인 새빌이 지난해 84세의 나이로 타계해 공소권 성립이 안 되는 상황인데도 진실규명 요구는 이에 아랑곳없이 거세지고 있다.

영국 정치권과 수사당국도 사회지도층의 아동 등 약자에 대한 성범죄를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사망자의 무덤을 뒤져서라도 단죄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크리스 그레일링 법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새빌의 혐의에 대한 수사는 적절한 조치”라며 철저한 수사를 독려했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문화 발전과 사회봉사에 앞장선 공로를 기린 새빌 무덤의 표지석은 이미 파헤쳐졌으며, 기사 작위 박탈까지 거론되고 있다.

경찰의 수사도 본격화해 당국은 새빌과 관련해 340여 건의 성범죄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피해자가 60명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2006년과 2007년에도 새빌의 아동 성범죄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였으나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중단한 바 있다.

새빌의 혐의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는 BBC도 진상조사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조지 엔트위슬 BBC 사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방송사가 새빌의 명성 때문에 그가 미성년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했는지 알고도 이를 묵인했는지 외부 인사에 의뢰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새빌의 성범죄에 연루된 과거 유명스타와 이를 묵인한 전·현직 BBC간부에 대한 처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파문은 BBC의 음악 프로그램 ‘탑오브더팝스’의 DJ로 이름을 날렸던 새빌이1970년대에 어린 소녀들에게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증언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지상파 채널 ITV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새빌의 성폭행 의혹을 파헤친 것이 도화선이 됐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새빌이 BBC 분장실 안에서 록가수 게리 글리터 등과 함께 10대 소녀 2명에게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피해 여성 40여명의 신고가 잇따랐고, 새빌이 과거에 봉사활동을 했던 병원 3곳에서도 미성년 환자를 상대로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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