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박근혜ㆍ문재인이 안철수를 대하는 자세는 ‘왕따’
뉴스종합| 2012-10-15 10:34
“무소속의 한계인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안철수 무시하기’ 전략이 눈에 띄고 있다.

현실적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야권 후보이고,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는 ‘단일화’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함께 들어야 할 경쟁과 협력의 대상이지만, 두 후보는 역설적으로 ‘무시 또는 배제’ 전략으로 나섰다.

경제민주화에 의기투합한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정우 민주당 경제민주화위원장은 15일 양당 협력을 강조했다. ‘정파를 초월한 실천’이라는 정치권의 쇄신 실천 의지를 보여줌에 있어, 단 한명의 현역 국회의원만을 가지고 있는 무소속 후보는 중요한 파트너가 아니라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양당의 이런 전략이 ‘정치 쇄신’을 명분으로 들고 나온 무소속 안 후보에 대한 견제와 반감으로 해석했다. 자신을 정치 쇄신의 주체로 부각시키고자,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쇄신 대상인 구태로 몰아붙여온 안 후보에 대해 ‘현실적인 한계’를 절감토록 만들겠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대선의 핵심 화두 중 하나인 경제민주화 입법 과정에서 이 같은 양당의 안철수 무시 전략은 더욱 돋보일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안 후보측을 넣으려니) 뭔가 헝클어져 잘 안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양당 회동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도 내고, 합의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새누리당 김 위원장과 만남이 우선 순위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 김 위원장 역시 “(3자 회동은)의미 없다. (국회 1, 2당인)새누리당과 민주당이 합의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지율 2위이자, 야권 내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인 안 후보에 대한 양당의 ‘왕따’에 대해 의도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무소속 후보의 한계를 보여줌으로써, 안철수 후보의 거품을 걷어내는 계기로 삼아야 하고, 민주당 역시 눈 앞의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기선을 잡기 위해서라도, 무소속의 한계를 부각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입법화 과정의 왕따는 최고의 카드라는 의미다.

또 새누리당과 민주당 사이에서 ‘좋은 것만 골라 섭취하는’ 자칭 중도 안 후보에 대한 반감도 한 몫 하고 있다. 최근 양 당과 후보들이 극단에서 첨예하가 맞붙은 NLL 논란에서 볼 수 있듯이 무소속 후보의 ‘양당 싸잡아 비판하기’는 도움 안되는 얄미운 태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제 안 후보는 이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혀라”라는 새누리당의 공세에도, “구태의연한 색깔논쟁”이라는 민주당의 반박에도, 관련된 생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안 후보가 양 당을 구태 정치로 규정하고, 본인은 중도를 표방한 만큼, 양당 모두로부터 견제를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특히 최근 후보 단일화 제안에 대해 거듭 거부하고 나선 것은 잠재적인 우군인 민주당의 반발을 불러온 셈”이라고 지적했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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