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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지도자사살 위해 결혼중매 시도한 CIA
뉴스종합| 2012-10-16 11:31
[헤럴드생생뉴스]미 중앙정보국(CIA)이 알 카에다 고위 지도자 안와르 알올라키를 사살하기 위해 크로아티아 여성과 알올라키의 결혼을 중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알카에다아라비아반도(AQAP)의 지도자였던 알올라키는 2009년 발생한 텍사스 미군기지 총격 사건, 미 여객기 테러 미수 사건 등에 연루돼 CIA의 사살 또는 체포리스트에 올랐으며 지난해 9월 예멘에서 미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뉴욕포스트는 15일(현지시간) 덴마크 일간지 율랜츠 포스텐을 인용해 크로아티아여성이 알올라키의 셋째 부인이 된 것은 CIA의 알올라키 사살작전의 일환이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CIA의 작전 중심에는 CIA 협조하에 알카에다에서 이중첩자로 활동했던 덴마크 남성 모르텐 스톰이 있었다.

이 작전을 폭로한 스톰에 따르면 그는 2010년 알올라키의 팬을 위한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아미나(Aminah)라는 이름의 크로아티아 여성을 발견했다. 스톰은 이 여성과 알올라키를 이어주는 중매인 역할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CIA로부터 받은 25만달러(2억8000만원)를 사용했다.

아미나는 ‘오싹하고 기괴한’ 영상과 문자메시지, 이메일을 통해 알올라키를 유혹했다고 한다. 그녀는 알올라키에게 “나는 알라를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가 하면, 프러포즈를 하는 영상 편지에서는 “무척 긴장되고 정말 어색하다”며“당신이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볼 수 있게 이것을 녹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결국 알올라키도 “당신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살 수 있다면 외로움은 신경쓰지 마세요” 등의 내용이 담긴 비디오를 통해 그녀의 구애를 받아들였다.

이후 알올라키는 그녀를 예멘으로 초대했고, CIA는 이 커플을 드론 공격으로 함께 사살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 작전은 아미나가 예멘에 도착하자, 알올라키의 심복이 그녀에게 여행가방을 버리라고 요구하면서 무위로 끝났다. 그 가방에는 CIA의 추적장치가 달려있었다. CIA는 이런 보도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알올라키를 사살하기 위해 사랑을 이용한 CIA도 알올라키에 대한 아미나의 사랑을 막을 수는 없었다. 아미나는 지난해 알올라키가 미군에 의해 숨지자, 남편의 복수를 위해 자살폭탄 임무를 자청했으나 알카에다 지도부가 이를 거절했다고 스톰에게 털어놓았다. 현재 아미나는 AQAP가 발행하는 온라인 영문 잡지 인스파이어에서 일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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