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이야기
항모·잠수함 무장 中·日 新군비경쟁 가속…한국 ‘샌드위치’ 신세
뉴스종합| 2012-10-26 11:11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속
中 첫 항공모함 랴오닝호 취역
日은 잠수함 22척으로 늘리고
해상작전구역 제주도까지 확대

한국 해군도 군비증강 추진
윤영하급 미사일 고속함 실전배치



최근 한국과 일본 간에 독도 갈등, 중국과 일본 간에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갈등이 거의 동시에 불거지면서 동북아의 갈등 구도가 신군비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 견줄 G2로 성장한 중국, 전통적인 선진국 반열의 일본 사이에 끼어 ‘샌드위치’ 모양새인 한국으로선 운명과도 같은 상황이다.

중국은 최근 남북관계가 벌어진 틈을 타 북한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면서 중국의 아태 지역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북한의 도로, 철도 같은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면서 무산광산 50년 채굴권, 혜산광산 25년 채굴권 등을 얻는 방식으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는 한편, 지난 2008년 북한의 나진항을 임대한 데 이어 지난달 청진항 3ㆍ4호 부두를 30년간 임대했다. 이에 대해 중국 해군의 동해 진출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전까지 중국은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해 우리 서해, 남해와 일본 근해를 지나야 했지만 북한의 동해안 부두를 임차하면서 한층 태평양 진출이 수월해졌다.

최근 중국은 항공모함과 잠수함 등 해군 전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면서 동북아 군비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취역했다. 랴오닝 성 다롄 항에서 열린 항모 취역식에는 후진타오 국가주석, 원자바오 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 인사가 참석했다. 중국은 항공기 50~60여대, 장병 2000여명을 태울 수 있는 갑판길이 302m의 랴오닝호에 중국이 독자 개발한 젠 전투기를 탑재할 예정이다. 또한 중국은 랴오닝호와 별도로 오는 2015년까지 핵 추진 항공모함 2척을 자체 건조해 본격적인 항모 운영국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으로 중ㆍ일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중국의 첫 항공모함이 배치되자 일본의 날선 중국 견제가 이어졌다.

일본 측이 “한ㆍ중ㆍ일 가운데 정규 항공모함을 보유한 나라는 중국이 처음”이라며 “항모 보유는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에 대한 중국의 항의”라고 비난하자, 중국은 “일본의 헬기용 항모가 F-35 등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어 사실상 항공모함이나 마찬가지”라며 팽팽히 맞섰다.

미 국방부가 2010년 5월 발표한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핵잠수함 5척, 재래식 잠수함 50척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잠수함은 이미 서해와 남해를 넘나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이나 미국 국경 인근까지 침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 10월 칭다오 부근 기지를 출발한 중국 핵잠수함이 괌 150㎞까지 접근해 미국과 일본을 아연실색하게 만든 사건은 국제 사회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중국 선박의 서해어장 침범, 이어도 영유권 등을 놓고 중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한국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일부 중국 언론의 보도대로 랴오닝호가 칭다오에 사령부를 둔 북부함대에 배속된다면, 사실상 한반도 전역이 중국의 작전권역에 들어가게 된다.

일본도 중국과 한국에 위협적인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일본이 해상 자위대의 잠수함 증강 계획과 함께 한반도 일부 지역을 일본의 작전권 안에 포함시킨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해 8월 발간된 일본 방위백서에 따르면 일본은 잠수함을 현재의 16척에서 22척으로 늘리고, 해상작전 구역을 우리 남해안과 제주도까지 확대해 표기했다. 올해 7월 발간된 최신 일본 방위백서에도 이 같은 표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일본 수중 전력은 동북아에서 질적으로 가장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잠수함 전력은 유우시오급(2250t) 3척, 하루시오급(2450t) 6척, 오야시오급(2750t) 7척 등 모두 16척이다. 그러나 현재 상태에서도 유사시 일본의 잠수함 전력은 훨씬 늘어난다. 일본 해상 자위대가 잠수함 현역 운용기간을 16년으로 규정하고 있어 일선에서 물러난 잠수함이 유사시 실전 배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 해군에 가장 위협이 되는 북한 수중 전력도 강화되는 모습이다.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2006년 세계 군사력 비교’에 따르면, 북한 잠수함 전력(잠수정 포함)은 2004년 70여 척에서 2006년 88척으로 늘어났다. 구 소련제 로미오급(1800t)이 22척, 1996년 강릉에 침투한 상어급(300t) 잠수함이 21척이고, 나머지는 200t 이하의 잠수정으로 추정된다.

동북아 ‘샌드위치’ 신세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해군도 군비 증강을 추진 중이다. 세종대왕급(기준배수량 7600t) 이지스구축함 3대와 참수리급 고속정을 대체하기 위한 윤영하급 미사일 고속함 9척을 2008년부터 올해까지 실전 배치했고, 이순신급(4400t) 구축함 6척, 광개토대왕급(3000t) 구축함 3척도 이미 운용 중이다.

잠수함 전력은 1992년부터 2001년까지 취역한 장보고급(1100t) 9척, 2007~2010년 취역한 손원일급(1800t) 3척 등 총 12척이다.

해군은 앞으로 손원일급 6척을 추가로 건조해 18척의 잠수함대를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또 순항미사일을 장착한 3500~4000t급 차기 중형 잠수함 건조계획도 추진 중이다.

<김수한 기자>
/sooha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