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이렇다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단일화 불안감’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지난 ‘1987년 사태’ 재연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문 후보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지난 30일 “단일화 논의를 더이상 늦출 수 없다. 이제 단일화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지만 안 후보는 ‘거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후보측에선 “11월 10일 이전까진 단일화 논의는 없다”는 것이 공식 논평도 나왔다.
민주당 안팎에선 ‘단일화가 안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과 함께 안 후보에 대한 ‘비토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문 캠프 관계자는 “출마 결정까지 모호한 입장을 보여왔던 안 후보의 습속이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재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를 비난하는 노골적인 발언도 나왔다. 문 후보측 김민영 공동선대위원장은 “무소속 대통령이 되면 새누리당 대통령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안팎에선 ‘1987년 사태’ 재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987년 대선 당시 ‘민주화 동지’로서 무난한 단일화가 예상됐던 김영삼ㆍ김대중 후보가 결국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노태우 후보가 당선되는 ‘파란’이 연출됐다. 김영삼ㆍ김대중 후보가 얻은 득표는 과반을 넘었고, 이후 ‘책임론’이 비등하면서 현재의 영남ㆍ호남 지역구도가 굳어지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후보측은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으로 안 후보 약점을 공격했고, 안 후보는 민주당을 ‘구태 정치’로 민주당을 비난하는 상황”이라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3자구도’ 대선도 준비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현재 3자 구도에서 꾸준히 40%를 넘어서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인혁당 발언’, ‘정수장학회 논란’ 등으로 역사 인식이 문제가 됐고 아직 이슈와 되지 않은 ‘영남재단’, ‘부일장학회’ 등이 추가로 불거져 지지율이 빠질 경우 단일화가 안될 수도 있다는 ‘제3의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의 구도에서 가장 강한 ‘단일화 동력’은 박 후보의 견고한 지지율이다”며 “박 후보가 무너지면 ‘3자 필승론’이 제기되고, 결국 ‘야권 필패’, ‘1987년 사태’가 재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