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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환경파괴, 남한보다 심각...UNEP조사결과
뉴스종합| 2012-11-01 10:12
북한의 환경파괴 실태에 대한 최신 조사결과가 9년만에 공개됐다. 특히 이 조사는 북한 당국의 협조로 이뤄져 북한이 개혁ㆍ개방에 대한 간접적인 의지표현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중국 역시 최근 경제개발에서 환경보호를 주요한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리방송(VOA)는 유엔환경계획(UNEP)이 최근 보고서에서 평양 공기가 서울보다 나쁜 것으로 평가했다고 1일 전했다. UNEP가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의 협조를 받아 2010년부터 올 8월까지 조사를 벌인 결과 내놓은 ‘북한의 환경과 기후변화 전망’의 내용이다. UNEP는 2003년에도 북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를 보면 2008년 평양의 연평균 아황산가스 농도는 0.009ppm으로 같은 해 서울(0.006ppm)보다 높았다. 아황산가스는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다. 평양의 연간 먼지 발생량도 200g에 달했다. 1990년대 초 같은 방법으로 조사한 광주광역시의 수치는 120g이었다.

화력발전소와 공장, 가정에서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인데, 북한의 석탄사용량은 2000년 2200만t에서 2007년 2700만t으로 증가했다.

수질오염도 심각했다. 대동강의 2008년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은 2.15ppm으로 한국의 2급수 정도인데, 식수원인 한강 팔당호 수질에 미치지 못한다. 대장균 숫자도 100㎖당3만6000마리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하수처리 시설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산림황폐화 속도도 빨랐다. 1990년 8만1000㎢이었던 숲이 2002년 7만 5000㎢로 줄었다. 원인으로는 다락밭 개간과 토양침식, 나무를 땔감으로 쓰는 난방방식 등이 꼽혔다.

탄소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영향도 피해가지 못했다. 1918∼2000년 동안 북한의 평균기온은 1.9도 상승했고 그 결과 강화도-원산 선 남쪽이 한계선인 감나무가 평양에서도 자라고 있었다.

UNEP는 북한 당국에 구체적인 환경기준을 설정하고, 경제개발 과정에서 친환경적인 기술을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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