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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발목 잡는 동생…‘아이패드 미니’는 애플 자살골?
뉴스종합| 2012-11-05 11:09
애플이 처음으로 선보인 7인치대 태블릿 아이패드 미니가 9인치대 아이패드 판매량 절반을 갉아먹어 결국 애플의 태블릿 매출이 감소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아이패드 미니 출시 후 처음으로 맞은 지난 주말 이전과 같은 긴 행렬 또한 사라져 아이패드 미니에 대한 애플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외신에 따르면 IT전문 블로그 Tech-Thought는 아이패드 미니의 잠식률(cannibalization)이 50% 이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잠식률은 한 기업에서 출시한 제품이 디자인이나 가격 이점으로 해당 기업의 다른 제품 소비자를 빼앗는 것을 가리킨다.

블로그 운영자인 사미르 싱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에서 밝혀진 아이패드2의 판매량을 통해 이 같은 수치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싱은 “아이패드2는 단일 모델로는 최대 분기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후속으로 나온 뉴 아이패드 판매량을 잠식하는 비율 또한 58~61% 수준이었다”며 “이는 뉴 아이패드 출시 후 아이패드2 가격이 100달러 내려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추어 싱은 “아이패드 미니는 아이패드2보다 70달러 저렴하고, 미니와 동시에 출시한 4세대 아이패드보다 170달러 낮다”며 “이 같은 가격 차이로 아이패드 미니의 잠식률도 50%이상이 될 것으로 보여 아이패드 미니가 500만대를 팔면 애플은 9인치대 태블릿 250만대를 잃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아이패드 미니의 흥행으로 태블릿 판매량을 늘릴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높은 가격의 아이패드 판매 감소로 이어져 전체 태블릿 매출은 줄어들 것이라고 싱은 내다봤다. 지난 7~9월간 아이패드 판매량이 전 분기보다 감소해 대안으로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았지만, 싱의 분석대로 50% 이상의 잠식률을 기록한다면 애플의 태블릿 수익이 꺾일 수 있는 셈이다.

아이패드 미니 출시 직후 주말 동안 반응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도 애플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구글의 7인치 태블릿 넥서스7의 대항마로 출시됐지만, 뉴 아이패드나 아이폰5처럼 긴 줄을 서는 소비자는 없었다. 외신들은 뉴질랜드, 호주, 영국, 한국 등 1차 출시 국가 대부분 주말 오프라인 매장에는 몇십 명의 사람들만 찾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에 미 투자은행 파이퍼 재프레이도 뉴 아이패드가 첫 주말 동안 300만대 팔렸지만, 아이패드 미니는 100만~150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태일 기자>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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