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가 북미 ‘13개 차종 연비 과장 사태’와 관련, 재발 방지 대책과 철저한 고객 신뢰 회복 방안 마련에 나섰다.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검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현대ㆍ기아차가 ▷자발적 연비 변경 ▷1인당 9만6000원 보상 ▷딜러 대상 화상 콘퍼런스를 통한 사과 등의 조치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어 4일에는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주요 매체에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 사장과 안병모 기아차 미국법인장 명의로 연비 오류에 대한 사과 광고를 게재했다.

현대ㆍ기아자동차가 발빠른 대처에 나선 것은 2년 전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에 대한 학습효과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당시 도요타는 가속페달이라는 안전과 직결된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와 관련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연구원은 “EPA도 모호한 연비 가이드로 오차의 여지를 제공했다”며 “기아 쏘울을 제외하곤 1mpg, 즉 3% 수준으로 큰 격차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구매자들의 저항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신한금융투자 최중혁 연구원은 “당분간 미국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확실성이 있다”며 “혼다의 사례처럼 개인 또는 집단소송으로 번지면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PA는 현대차 엘란트라(아반떼), 싼타페, 기아차 쏘울, 쏘렌토 등 13개 차종의 연비가 1~6mpg(Mile Per Gallon, 1mpg는 0.425㎞/ℓ) 가량 과장됐다고 밝혔다. 이에 현대ㆍ기아차는 지난 2년간 해당 차종 구매자에게 88.03달러의 직불카드와, 변제금의 15% 정도의 추가 보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90만대, 캐나다 17만2000대를 모두 합할 경우 모두 9440만달러(원화 약 104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전망이다.

<김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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