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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압구정 전자대전’
뉴스종합| 2012-11-06 11:21
학동사거리 대각선 방향에
대형TV·생활가전 체험존 강화 등
양사 초대형 럭셔리 직영매장 오픈

스마트기기 연동 소비 트렌드 변화
각종 가전 풀 패키지화 부유층 잡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에 초대형 직영 매장을 잇달아 설립하면서 ‘강남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거리는 대각선 방향으로 불과 300m. 경기 불황 속에 고소득층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자존심 대결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서울 강남구 학동사거리에 6층 규모의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논현동이지만 이른바 ‘압구정동’이 시작되는 자리로, 과거에는 유명 패밀리레스토랑이 10년 이상 자리 잡았던 곳이다.

삼성전자는 이곳에 6층 건물을 신축하고 매장으로 꾸몄다. 모바일ㆍITㆍ생활가전 등 테마별로 3개층을 매장으로 구성하고, 서비스센터ㆍ제품 창고 등을 입주시켰다. 단일 매장으로는 단연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고객이 밀집한 서울 강남 압구정일대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사진은 공사 중인 LG전자 ‘베스트샵 강남점’(왼쪽)과 삼성 ‘디지털프라자 강남점’ 외관 모습

매장 구성도 기존과는 상당히 차별화했다. 우선 2~3층 외벽 일부를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미디어월’ 형태로 꾸몄다. 삼성전자의 홍보 영상은 물론 눈길을 끄는 다양한 화면을 주간은 물론 야간에도 볼 수 있게 했다.

내부 역시 기존 매장들과는 다르다. 프리미엄MD존과 TV 매장에는 실제 고급 주택의 내부를 연상케 하는 라이프스타일형 공간을 구성했다. 층마다 마련된 고객쉼터는 외부에서 보면 카페를 연상케 한다. 디지털카메라 전문 코너도 국내 매장 최초로 도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프리미엄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매장 성격이 강하다”고 밝혔다. 향후에 매장을 이용해 스마트제품의 정기적 강좌를 여는 등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의 장소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같은 학동사거리에 5층 건물을 사들여 국내 최대 규모인 500여평의 ‘베스트샵’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 디지털프라자의 대각선 방향으로 불과 300m 위치다. 오는 15일께 오픈해 매장 4개층과 서비스센터 1개층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프리미엄 형태의 매장을 구성해 삼성과 맞대결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UD TV, 910ℓ 냉장고 등은 물론 고가 빌트인 가전인 ‘LG-바이킹’ 등 제품을 중심으로 고객이 제품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선 후 제품을 단순히 보고 만져보는 것뿐 아니라 미니 카페 등에서 휴식을 즐기거나 3D 멀티비전, 인터랙티브 미디어월 등을 통해 엔터테인먼트까지 경험할 수 있는 복합 매장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사가 압구정동 한복판에서 대결에 나선 것은 단순한 자존심 경쟁만은 아니다. 불황으로 중산층의 가전 구매율이 떨어지고 있는 와중에 그나마 수요가 유지되고 있는 부유층 고객들을 잡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그간 서울 강남권에서는 양사 모두 백화점 등을 통해 판매에 주력했지만 이번엔 직접 나섰다.

양사의 주력 신제품들이 대형 TV와 냉장고 등 수익성 높은 고가 제품군으로 짜이면서, 실제 소비층인 고소득층 고객들과의 전반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특히 TV와 생활가전 등 각종 신제품이 스마트기기를 중심으로 연결성(connectivity)을 높이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자 고객 유치가 여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폰은 물론 TVㆍ냉장고ㆍ세탁기ㆍ전자레인지 등 다양한 제품을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양사 입장에서는 각종 가전을 풀 패키지화해서 팔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홍승완 기자>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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