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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보험도 해약”…쌍용건설 간부들 눈물겨운 ‘회사 살리기’
부동산| 2012-11-20 11:35
회사 자금사정 어려워지자
ABCP 자비로 47억 매입
협력사 30여군데도 동참




요즘 서울 잠실의 모 증권회사 창구엔 쌍용건설 팀장급 이상 간부사원들이 자주 목격된다. 증권회사 창구에서 판매하는 쌍용건설 보유의 우이동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를 구입해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쌍용건설은 우이동 ABCP 1500억원 가운데 97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자금시장 경색으로 이를 현금화해야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쌍용건설 간부사원들은 이같은 어려운 사정을 알고 자발적으로 회사가 보유한 우이동 ABCP를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이들 간부사원중엔 ABCP를 매입하기 위해 적금과 보험을 해약하거나 대출을 받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물론 회사의 경영난으로 간부사원들의 급여는 대폭 삭감된 상태다.

이같은 눈물겨운 소식이 알려지면서 쌍용건설과 오랜동안 동고동락한 협력업체의 동참도 줄을 잇고 있다. 최근 1주일간 임직원들이 직접 매입하거나 협력업체 동참을 통해 유동화시킨 ABCP는 이미 47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물량 97억원 어치를 모두 사들일 때까지 ABCP 매입 작업을 멈추지 않겠다는 게 쌍용건설 간부사원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의 각오다.

쌍용건설의 한 팀장급 임원은 “적금과 보험을 해약해 ABCP 매입에 보탰다”면서 “일단 회사부터 살려야하니까 협력업체 20~30군데도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또 “쌍용건설 임직원들은 워크아웃중이던 2003년 퇴직금을 털어 2000원대 주식을 5000원에 매입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졸업한 전례가 있다”며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5억원어치를 인수한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좀 불안하지만 우리 회사의 가장큰 고객사라서 돕기로 했다”면서 “지금 쌍용건설과 함께 진행하는 공사가 많아 당장 문제가 생기면 우리도 큰일”이라고 전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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