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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0년간 주목해야 할 트렌드는?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제안
라이프| 2012-11-23 08:22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히스테리, 난센스, 스칸디맘, 미각, 나홀로, 디톡스….’

해마다 ‘트렌드 코리아’를 발표해온 김난도 서울대(소비자아동학부) 교수가 제시한 내년에 우리 사회에서 유행할 키워드다.

소비 트렌드 10가지의 첫 글자를 조합해 그해의 띠동물을 나타내도록 조어한 2013년의 키워드는 ‘코브라 트위스트’(Cobra Twist). 프로레슬링과 격투기에서 가장 치명적인 필살기로 불확실성의 시대, 위기를 넘어서는 소망을 담았다.

2013년은 새 대통령의 취임, 경기 침체 지속,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스포츠 축제가 열리지 않는 사회분위기가 큰 흐름을 주도하게 된다.

우선 개인과 사회 모두 히스테리(City of hysterie) 성향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모두 ‘나 건드리기만 해봐’ 식으로 고슴도치처럼 곤두선다. 김 교수는 “종래 파놉티콘 사회에서 이젠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시놉티콘 사회가 된 것 같다”며,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한다는 의식이 더 강해진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업들에는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너희 어떻게 하나 보자”며 소비자들이 감시의 눈을 치뜨고 있기 때문에 이런 소비자를 위무하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해 불만이 생기지 않도록 다독여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향후 10년간 우리사회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어 놓을 중요한 키워드로 김 교수가 제시한 것은 ‘스칸디 맘’이다.

북유럽 디자인의 절제와 간결, 부드럽고 친환경적인 것들이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를 주도하는 층은 30대 엄마들이다. 이들은 사고가 다르다. 국민소득이 높을 때 태어난 인터넷 세대로 과거의 엄마가 희생형이었다면, 이들은 나의 삶도 중요하다고 여기는 자기지향적이다. 풍요세대답게 소비에 죄책감이 없고 주말여행, 캠핑이 공부보다 중요하다고 여긴다.

소유의 형태 변화도 주목해야 할 트렌드다. 기존에 내 집, 내 땅을 소유해야 안심했던 데서 이젠 빌려쓰는 게 자연스러운 세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이 쓰는 것에 관심이 높다. ‘열린 옷장’ 개념도 이와 상통한다. 가령 면접 때 한 번 입은 옷을 다른 구직자에게 기부하면서 ‘옷 잘 입고 면접 잘 봐라’는 식이다. 이런 소유변화는 비즈니스 플랫폼이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소비자 참여 모델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과 필요한 부분만 교유하고 나머지는 편하게 나홀로 즐기는 솔로 이코노미는 갈수록 커진다. 목욕이 생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여기면 욕조를 거실에 내놓는 식의 새로운 생활의 설계가 나홀로 라운징의 대표적인 경우. 주거, 외식, 여행, 보안, 힐링산업에 기회가 있다.


맛에 대한 열광은 더욱 강렬해진다. 요리를 취미로 삼는 이들, 특히 남성층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감각이 복합적이고 미묘해지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맛은 이제 즐거움을 주는 산업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디톡스는 내년에 큰 시장을 형성할 분야다. 환경과 몸의 독성을 배출하고 중화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진다. 특히 디지털 중독에 대한 디톡스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애니팡, 스마트폰 없이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는 데 대한 솔루션의 요구가 대두된다.

김 교수가 제시한 소비 트렌드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키워드는 ‘적절한 불편’. 가령 호텔에서 캠핑하기처럼 고객이 원하는 적절한 수준의 불편을 제공하는 제품이 큰 인기를 끌 것이란 얘기다.

김 교수는 “거시경제적 전망이 어려워지는 시점에서 오히려 소비동향과 같은 미시적 변화를 추적하는 게 중요해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큰 이벤트가 없는 해로 이런 때는 자생적이고 다양한 소비 트렌드가 나타나고 마케팅은 어려워지게 된다”고 말했다.

‘코리아 트렌드’는 엄청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각계 전문가 20여명의 연구 모임인 ‘트렌더스 날’을 통해 매주 보고서를 받고 각 기업과의 프로젝트, 경제 전망, 세계정세 등에 관한 보고서들이 밑자료가 된다.

/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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