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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美·유럽 로또는 수천억원 돈폭탄…당첨되면 진짜 ‘인생잭팟’
뉴스종합| 2012-11-23 11:26
경제대국 미국 로또의 천국이자 지옥
메가밀리언스·파워볼 당첨금 천문학적
공동구매 많고 외국서 원정까지 진풍경

세계 최초의 로또는 伊‘5/90게임’
유로 밀리언·유로 잭팟등 수십종 달해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자 자유주의ㆍ자본주의 나라답게 로또의 천국이자 지옥이라 할 만하다.

각종 복권이 다양하게 발매되며 대부분 1달러의 저렴한 가격에 주2회 추첨하기 때문에 복권 중독에 빠지기 쉽다. 가장 당첨금액이 크고 인기가 많은 로또는 미국 44개 주와 워싱턴DC 등 46개 지역에서 판매하는 메가밀리언스이다. 지난 3월 말 세계 복권 역사상 최고 당첨금인 6억4000만달러(약 7250억원)의 대박이 터져 3명이 당첨됐다.

당첨자는 총액의 25% 선인 각종 세금을 공제하기 전 금액을 기준으로 26년간 분할 수령하면 2억1300만달러(약 2411억원)를 받고, 일시금으로는 1억510만달러(약 1189억원)를 받게 된다.

현재 당첨자 중 캔자스 주에서 당첨된 사람이 변호사ㆍ재무설계사를 대동하고 나타나 당첨금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메릴랜드 주 당첨자는 공동구매 건을 놓고 소송이 벌어지면서 수령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로또 당첨금액이 천문학적이어서 나눠 가져도 인생역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여럿이 공동구매하는 로또계가 성행하고 있다. 메가밀리언스 로또는 기본 당첨금은 1200만달러지만 자주 이월되기 때문에 당첨금액이 많아 인기가 높다. 당첨금이 높은 이유는 낮은 당첨 확률 때문이다. 1~56 사이의 숫자 5개와 이와 별도로 메가볼이라 불리는 1~46 사이의 숫자 1개를 모두 맞혀야 하기 때문에 1등 당첨 확률이 1억7571만분의 1에 불과하다. 때문에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자주 이월되고 당첨금이 치솟으면 전 세계에서 로또를 사려고 원정까지 오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지난 3월 말의 6억4000만달러 대박도 18차례나 이월되면서 만들어졌다.

메가밀리언스와 쌍벽인 파워볼은 59개의 숫자 중 5개를 맞히고, 동시에 파워볼 35개 중 숫자 1개를 맞혀야 당첨된다. 이 역시 한국의 6/45 방식 로또보다 확률이 훨씬 낮다.

미국에서 로또가 국가적 사업으로 시작된 건 독립 후 초대 재무장관을 지낸 알렉산더 해밀턴 장관의 아이디어였다. 독립전쟁 후 재원 마련을 위해 로또를 만들면서 상금은 무척 높고 당첨 확률은 최대한 낮게 고안해서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미국은 이 돈으로 전후 인프라 복구 사업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로또는 금세기까지 하버드대학도 발행할 정도로 모금 수단으로 성행했고 주정부나 각종 자치단체, 대학, 기금에서도 발행했었다. 대부분 로또 수익금은 공공 목적을 위해 사용하고 있어 로또에 대한 비난 여론이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남북전쟁 전에는 흑인 노예를 경품으로 주는 노예 로또가 성행했고,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도 죽기 전에 참회했지만 노예 로또를 발행한 전력이 있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스페인 국민들이 로또 가게 앞에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스페인 로또‘ 엘 고르도(El Gordo)’는 국민의 90% 이상이 구입하는 인기 로또다. 1812년 시작돼 200년의 역사를 가진 이 로또는 매년 12월 22일 추첨을 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통한다. 특히 1등이 여러 명 나와 사람들의 기대가 더욱 크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스페인의 국민들은 로또에 더욱 열광한다.

유럽은 ‘로또의 고향’답게 로또의 종류도, 당첨자의 사연도 다양하다.

이탈리아는 1530년대 세계 최초의 로또 ‘5/90 게임’을 선보인 로또 종주국으로, 지금도 로또 열풍을 이끌고 있다. 이탈리아가 1997년부터 발행한 ‘슈퍼 에날 로또(Super Enal lotto)’는 1등에게 복권 판매액의 49.5%를 몰아주는 슈퍼 로또다. 매주 3회 추첨을 진행하며 이월 횟수에 제한이 없어 당첨금이 엄청나게 불어날 수 있다. 지난 2010년 10월에는 109차례의 이월 끝에 1등이 무려 1억7770만유로(약 2452억원)를 가져갔다.

스페인의 ‘엘 고르도(El Gordo)’는 국민의 90% 이상이 구입하는 인기 로또다. 1812년 시작돼 200년의 역사를 가진 이 로또는 매년 12월 22일 추첨을 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통한다. 같은 번호의 복권이 여러 장 발행돼 1등이 여러 명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인구 2000명의 작은 마을 그라넨에서 40만유로(약 6억원)를 받는 1등 복권 1800장을 싹쓸이해 화제가 됐다. 농업을 주로 하는 이 마을 주민들은 불황의 여파로 상당수가 실업자로 전락했는데 뜻밖의 행운이 찾아와 희망을 갖게 됐다.

‘유로 밀리언(Euro Millions)’은 지난 2004년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오스트리아 스위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로화 사용 9개국이 연합해 만든 유럽 최대의 로또다. 1등이 이월되는 것은 가능하지만 당첨금은 최대 1억9000만유로(약 2622억원)로 제한된다. 매주 두 번 추첨을 하는데 올해 6월부터 15회 동안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 8월이 되자 당첨금이 상한액까지 올랐다. 유럽 복권 사상 최대의 이 행운은 영국의 한 당첨자에게 돌아갔다.

지난 3월 시작된 ‘유로 잭팟(Euro Jackpot)’은 현재 독일 핀란드 덴마크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네덜란드 에스토니아 스웨덴 등 8개 나라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도 참여할 예정이다. 1등 당첨금은 최대 9000만유로(약 1242억원)까지 이월된다.

고지희·김현경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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