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시인 안도현, “박근혜 지지한 김지하, 안타깝다”
뉴스종합| 2012-11-29 10:08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 시민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안도현 시인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한 김지하 시인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29일 오전 BBS ‘고성국의 아침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박정희 군부독재와 유신에 항거한 대표적 시인이 김지하 선생인데 그런 사람의 딸한테 지지를 표했다는 점에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저는 문단에서 김지하 시인을 한번도 뵌 적은 없는 까마득한 후배”라면서도 “김지하 시인은 90년대 이후에 문학적으로 미학적으로는 긴장을 많이 잃어버린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안 위원장은 또, “많은 분들이 김지하 선생이 변절했다고 하시는데 저는 변절이라기보다는 김지하 선생의 오판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술 한 잔 마시고 할 때 ‘타는 목마름으로(김 시인의 저항시)’를 저는 못 부를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김 시인을 비판했다.

김지하 시인은 시 ‘오적’을 통해 박정희 정권를 비판하는 등 군사독재에 항거한 대표적인 문인으로 꼽힌다. 그런 그가 지난 5일 케이블TV 인터뷰에서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데 이어, “여자가 세상일 하는 시대가 왔다”, “전 세계적으로도 여성들의 여러 가지 인센티브가 올라가고 있고 그런 것이 어떤 우주적인 변화와 연결돼서 새 시대를 열어야 된다”라는 말로 거듭 박 후보를 추켜세운 것이다.

이에 진보 인사들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6일 트위터에 ‘김지하, 누가 누구를 지지하든, 간섭할 수 없는 개인의 권리겠죠. 다만, 삶의 일관성이라는 존재미학의 관점에서 볼 때, 기어이 말년을 지저분하게 장식하는 것같아 안타깝군요. 인생은 수열이거늘..저 공식은 대체 뭐지?’라고 글을 남겼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20일 트위터에서 ‘김지하, 박근혜지지 확인하며, “나는 박근혜는 모른다. 그러나 자기 부모가 총을 맞아 죽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하고 다를 것.” 김지하를 지운다. 그의 시는 간직한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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