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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작가들의 이름찾기 전쟁
뉴스종합| 2012-11-29 11:37
“수년간 공동작업…아직도 무명”
강영환, 김세영 상대 저작권 고소


지난 1984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강영환(45) 씨는 20여년간을 무명작가로 살았다. 무협만화의 대가 이재학, 천제왕, 야설록, 사마달 선생 밑에서 그림을 배우고 작업을 했다.

강 씨가 유명 만화 ‘겜블’의 김세영(60) 작가와 함께 작업을 시작했을 때는 지난 2003년. ‘400번째 여자’에서 이들은 호흡을 맞췄지만, 강 씨의 이름은 없었다.

이후 이들은 2006년에 모 일간지에 연재된 오디세이에도 작업을 함께했다. 하지만 이때 역시 강 씨의 이름은 없었다. 무명작가에게는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 만화계의 관행이었다.

오디세이가 하루 60만건에 육박하는 조회 수를 기록하자, 김 작가는 강 씨에게 다음 작품부터는 이름을 실어주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이후 2007년에 나온 김 작가의 ‘레인보우체이서’에서는 드디어 강 씨의 이름을 찾을 수 있었다. 만화 표지에 ‘데상 강영환’이라고 적혀 있었다. 레인보우체이서의 성공에 힘입어, 김 작가와 강 씨는 2008년 3월부터 2010년 4월까지 겜블시티 작업을 함께했다. 겜블시티에는 ‘데상 강연환’에서 한층 더 승격돼 ‘그림 강영환’이 들어갔다. 이 기간에 강 씨는 월 400만원씩 고료까지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김 작가는 강 씨의 이름을 뺀 채 2010년 4월부터 2011년 4월까지 무가지 한 곳과 인터넷신문에 강 씨 모르게 겜블시티를 다시 연재했다. 이 기간에 강 씨는 고료를 일절 받을 수 없었다.

한푼의 고료도 받을 수 없었던 강 씨는 29일 김 작가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서울 방배경찰서에 고소했다. 김 작가는 29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 부분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한편 허영만 만화 ‘타짜’ 등에 스토리작가로 일한 바 있는 김세영 작가는 공동저작물 인정 운동을 벌인 바 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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