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구조조정 본격화…증권사‘매서운 겨울’
뉴스종합| 2012-11-29 10:51
증권사가 내년에도 솟아날 구멍을 찾기 힘든 ‘사면초가’에 빠졌다. 지점 통폐합과 인력 구조조정 한파가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사겠다는 곳은 보이지 않는 등 증권업계 침체가 길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넘치는 매물, 수익성은 고갈=증권사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만큼 증권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잘 보여주는 것도 없다. 최근 중소형 증권사 6~7곳을 비롯해 10여개가 넘는 증권사가 잠재적 매물 후보로 거론된다. 문제는 실적이 나빠지고 있는 증권사를 선뜻 사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다는 점이다.
이트레이드증권의 지분 84.58%를 갖고 있는 사모펀드(PEF) G&A는 주당 1만500원 정도로 이트레이드증권 주식을 샀다. 그러나 현재 이트레이드증권은 주당 8000원 선으로 희망매각가인 4000억~4500억원 선에 한참 못 미친다. 매각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거래대금이 핵심 수익인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로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다른 부문에서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4~9월) 국내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67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404억원)보다 45.6% 급감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회전율 상승이 제한적이고 중위험상품 선호 증가로 증권사의 자산관리가 부분 정체되고 있다”며 “경쟁심화가 지속되는 등 내년에도 증권산업에서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 평가이익이 효자로 꼽히기도 했지만 채권금리 안정으로 이 역시 이익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다. 또 자본시장법 개정 지연 등 여전한 규제도 증권사를 옥죄는 요인이다.
▶구조조정 찬바람 무섭네=어려워진 살림에 비용 감소를 위한 지점 통폐합 등 증권사의 사업부 재편은 바로 인력 구조조정으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 9월 통합법인을 출범한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200여명의 희망퇴직을 완료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으로 증권사 지점은 작년 말 대비 95개(5.3%) 나 줄었다. 국내 61개 증권사의 임직원도 4만3085명으로 1319명 감소했다. 유관기관도 무풍지대가 아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0일자로 30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는 전체 직원 수의 10%가 넘는 규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협회 내부는 물론 같은 처지의 증권사들 분위기까지 뒤숭숭해졌다”고 전했다.
기존 직원도 정리하는 판에 신규 채용은 엄두도 못 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18개 주요 증권사의 올해 대졸공채 규모는 약 492명으로 작년(894명)의 55%에 그쳤다. 상반기 대졸공채를 시행하지 않은 증권사 수는 지난해 8개에서 올해 11개로, 하반기 공채를 하지 않은 증권사는 3개에서 7개로 각각 늘었다.
올해 대졸공채가 전혀 없는 증권사는 5곳(27.8%)이나 됐다. 증권사 4곳 중 1곳 이상이 대졸 신입사원을 한 명도 뽑지 않은 셈이다. 중소형사의 경우 원래 공채보다는 경력직 위주의 수시 채용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부진한 업황에 따라 채용 확대를 기대하기는 더욱 힘든 상황이다.
오연주ㆍ성연진ㆍ이태형 기자/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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