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회사 생산제품 활용 홍보 극대화
독도문제 등 사회적 이슈 반영한 카드도
한 해 동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새해 지인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연하장을 보내는 일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도 중요한 연례 행사 중 하나다. 기업들은 고객, 협력사와 새해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디자인의 연하장을 고르느라 고심을 거듭한다. 그런데 패턴이 조금 달라졌다. 이전까지 학, 십장생, 창살 무늬 등 전통적인 느낌을 살리는 디자인 일색이었다면, 최근에는 보다 현대적이고 기업의 고유 이미지를 강조하는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더 튀고, 독창적인 스타일로.
▶잘 키운 캐릭터 하나, 열 제품 부럽지 않다=제품이나 사업영역이 아닌 대표 캐릭터를 활용해 연하장을 만드는 기업들도 있다. 캐릭터는 보다 친숙하고 따뜻한 느낌을 줘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의 캐릭터 ‘정대우’가 그 예다. 정대우 캐릭터는 올해 대우건설 홍보를 도맡아 했다는 평이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이번 연하장 디자인에도 정대우 캐릭터가 어김없이 등장한다.
메리츠화재 역시 지난해와 올해 TV 광고를 통해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 ‘걱정인형’을 사용해 친근함을 더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걱정인형을 활용해 올해 연하장을 제작할 예정이다.
▶판화, 기부 등 이색으로 승부=연하장이 단순히 인사를 전하는 용도 외에 소품으로 활용되거나 사회적 의미를 담기도 한다. 비핸즈는 최영란, 양태석 작가의 그림으로 만들어진 판화 연하장을 액자형으로 출시했다. 마티프린팅 기법으로 제작돼 실제 그림작품처럼 활용할 수 있어 색다른 연하장을 원하는 기업의 문의가 많다고 한다.
사회적 이슈를 활용한 이색 연하장도 있다. 바로 독도카드. 일본과의 독도 영유권 문제를 상기시키고자 새해의 태양을 희망으로 표현해낸 연하장을 선보였다. 특히 독도카드의 수익금 10%는 독도와 동해 표기 오류 시정을 위한 국제적 실천운동에 기부된다.
비핸즈는 2013년 연하장 제작을 앞두고 기업을 대상으로 총 55종의 샘플북 발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샘플북은 지난해 인기 상품, 최신 트렌드 카드 등 기업 맞춤형 연말 아이템을 선보인다.
정순희 비핸즈 기업2본부 이사는 “연하장 제작은 기업들이 샘플을 선정해 수량과 사양을 확정하면 기업 성격에 맞는 디자인 작업 및 인쇄에 들어가게 된다”며 “기성 카드에 로고를 인쇄하는 경우라면 약 2주, 맞춤제작의 경우 3주 정도 소요된다”고 했다.
▶회사보다 제품=회사의 대표 제품이 매출을 이끌어 가는 자동차와 중공업계는 연하장 전면에 제품 이미지를 내세웠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새로 나온 ‘2013 SM5 플래티넘’ 모델을 연하장 디자인으로 활용했다. 신차와 회사 엠블럼을 적절히 조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는 평가다.
전통 문양 일색이던 기업들의 연하장이 변하고 있다. CI는 물론 제품과 캐릭터가 총동원돼 회사 이미지를 널리 알리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제공=비핸즈] |
현대중공업은 조선 사업을 알릴 수 있는 대표 중장비인 드릴십 이미지를 활용했다. 최근 조선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뚫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선택이다.
▶변함없는 믿음을 선물한다=소비자를 직접 대하지 않는 B2B 업계는 개성이 돋보이는 디자인보다는 기존의 전통적인 디자인을 선택하는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경우가 많다. 파트너 업체와 항상 변함없이 함께한다는 믿음을 주기 위해서다.
2013년만의 특징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2년은 흑룡의 해여서 강인한 용의 이미지를 활용한 연하장이 많았다. 하지만 내년 2013년 뱀의 해에는 ‘뱀’이 약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기업들이 기피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신뢰 위한 회사 CI와 브랜드 알리기=KDB산업은행, BC카드, 메리츠화재 등 고객의 신뢰가 바탕인 금융ㆍ보험업계에서는 자사의 브랜드 CI를 최대한 부각하는 연하장을 제작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