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착한남자’ 이유비 “송중기 동생, 견미리 딸 아닌 강초코” (인터뷰)
엔터테인먼트| 2012-12-03 11:50
“초코로 지내면서 촬영장에서 살았던 것이 오래 전 이야기 같아요. 촬영을 마친지 벌써 한 달은 지난 것 같아요.”

드라마 ‘착한남자’에서 송중기의 동생으로 나왔던 신예 이유비. 그에게 있어 2012년은 특별한 해다. 극중 모든 이에게 사랑을 받는 초코라는 캐릭터를 통해 이제는 전국의 ‘착한남자’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게 됐으니 말이다.

최근 서울 강남 논현동의 모처에서 만남을 가진 이유비는 드라마 촬영을 끝내고 그 인기를 실감하던 차였다. 밀려오는 스케줄에 연일 행복한 비명을 지르던 그에게서 풋풋하고 활력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드라마 종영 후 그에게 붙여진 두 가지 수식어는 바로 ‘송중기의 동생 초코’와 ‘배우 견미리의 딸’이었다. 그는 소신있는 자신만의 생각을 털어놨다.

“크게 달라질 것 없는데다가 저도 그런 것에 대해 느낀 것이 별로 없었어요. 한 번은 TV 속 제 모습을 보고있는 대중들의 반응을 상상한 적이 있는데, 갑자기 억울해지기도 했어요. ‘누구의 딸’로 이미지가 굳어질까봐 부담스러운 면은 없잖아 있어요. 하지만 연기자의 길은 제가 선택한만큼 저만의 길을 걷고 싶어요.”

처음으로 지상파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비. 쟁쟁한 선배들과 많은 스태프들 앞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어떻게 연기했는지조차 기억나지도 않아요. 끝나고 나서도 아무런 생각도 안났어요. 무슨 생각으로 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죽기살기로 한 것 같아요. 그 다음부터는 ‘아무렇지 않게 편하게 하자. 처음인데 못하면 어때’라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점점 알아갈수록 신경 쓸 것이 더 많아졌어요. 오히려 초반보다 후반에 갈수록 카메라 앞에서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아요.”

이유야 어찌됐든 이유비는 극중 자신만의 강초코를 만들어냈다. 극 분위기의 밝음을 담당했던 그는 함께 호흡을 맞췄던 이광수와 알콩달콩한 러브라인을 그렸다.

“여동생 같은 느낌이 들도록 표현하려했어요. 오빠한테 투덜거리고 징징대는 그런 동생이요. 초반에는 극의 흐름이나 중기 오빠의 연기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만 했던 것 같아요. 조금 더 가볍게 가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도 그 점이 많이 아쉬워요. 광수 오빠요? 친 동생처럼 잘 챙겨주고 촬영할 때 의견도 서로 교환하고 그랬는데, 알고보니까 저한테만 잘해주던게 아니더라고요.(웃음)”

감정표현에 있어 솔직한 그는 ‘착한남자’를 통해 사회생활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었다. 더군다나 이제는 일반인이 아닌 ‘공인’의 한 사람으로서 두 어깨에 올려진 책임은 묵직해졌다.

“친구들이 보면 ‘예전의 네가 아니다’라는 말을 많이 해요. 사회 생활을 하면서 자기 관리나 감정 컨트롤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에요. ‘착한남자’를 시작하고 이유비라는 이름이 온라인 검색어에 올랐을 때 겁이 났어요. 좋기 보다는 ‘내가 왜 올랐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아직 저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이거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악플이나 좋지 않은 글에 적잖게 상처를 받았을 터. 그에게 악플에 대처하는 방법을 물었다.

“처음에는 신경쓰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어떤 글을 보면 억울한 경우도 있었어요. 그때는 혼잣말로 그 사람과 대화를 시도해요. 한 번은 너무 억울해서 직접 그 사람과 만나 대화를 하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 글을 읽다보면 마치 100% 맞는 것처럼 이야기가 흘러가거든요. 그러다가도 ‘그 사람이 나를 아무리 싫어한다고 해도 나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는 않을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일로 인해 제가 24시간 내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했죠. 이후 크게 신경쓰이지 않더라고요.”

아직은 이유비가 걸어온 길보다 가야할 길이 더욱 많이 남아있다. 그에게 있어서 ‘착한남자’는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될 지 들어봤다.

“일단 ‘착한남자’가 잘 돼서 정말 좋았어요. 거기다 초코까지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어떤 캐릭터를 맡아서 인정을 받겠다는 욕심보다는, 작품 속에서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기대해주시고 지켜봐주시는 분들에게 실망시키지 않도록 말이죠. 앞으로도 초코처럼 이유비를 통해 다른 캐릭터들로 즐거움과 감동을 드릴거에요.”

인생에 있어서 꼭 한 번은 연기자의 길을 걷고 싶다던 꿈을 현실로 이뤄낸 이유비, 그는 자신의 뜻을 어머니에게 밝히고 그 길을 한 발씩 천천히 내딛고 있다.

“뛰어나게 연기를 잘 하기보다는 넘치지도 과하지도 않는 보기에 편한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어떠한 작품의 캐릭터를 맡아도 잘 동화되는 그런 연기자 말이죠. 아직은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인터뷰 말미 그는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며 다시 한번 자신을 다잡았다. 갑자기 날아든 기회. 그는 이 기회를 헛되이 쓰지 않고 온전히 자신의 꿈을 향해 걸어나가고 있다.

“어떤 장르, 캐릭터를 하고 싶다보다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잘하고 못하는지, 어떤 것을 할 때 빛이 나는지 찾아보고 싶어요. 그러한 것들이 있으면 실패를 하게 되더라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그것도 인생에 있어서 하나의 도전이니까요. 앞으로도 제가 할 도전들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려요. 실망시키지 않는 이유비가 될게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려는 그가 혼자서도 빛을 발하는 배우가 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조정원 이슈팀 기자 chojw00@ 사진 황지은 기자 hwangjieu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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