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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체 삼성 - LG가 ‘건물관리’ 눈독?
뉴스종합| 2012-12-05 11:09
냉난방 관련 독자기술·계열사 보유
BEMS 진출·생활가전 묶음판매 가능

삼성 쑤저우법인 전력사용 32%절감
中정부서 친환경 기업 인증 감세혜택

LG 그룹차원 산학연계 시스템 구축
해외 소규모 건물 중심 수주 성과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분야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아직은 초기 시장인 탓에 시스템과 정보통신 기업들이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자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의 중국 쑤저우 법인은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친환경 기업인증을 받았다. 적용 중인 BEMS 덕분에 전력 에너지 사용량을 32.3% 줄이는 성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BEMS 구축비 일부 및 에너지비용을 절감하는 양만큼 세금 감면 혜택을 받게 되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BEMS 플랫폼인 젠시스(Zensys)와 에너지저감 알고리즘인 젠시스 스퀘어(Zensys Square) 등을 보유하고 있다. 시스템 에어컨 외에 건물 내 환기, 조명 설비의 통합 관리 및 온라인 원격제어는 물론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한 모니터링과 모바일 제어 기술도 갖췄다. 


LG전자도 차분하게 BEMS 사업을 확대 중이다. 지난 9월 신라대학교와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 국토해양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주관하는 ‘2012년도 BEMS 시범 보급사업’의 보조사업자로 선정돼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행 중이다. 캠퍼스 15개동에 설치돼 있는 시스템 에어컨, 조명, 바닥 난방, 급탕, 피크전력 제어 등 각 빌딩의 에너지 소비량 및 냉난방 특성에 최적화된 형태로 구성된다. 해외에서도 일부 소규모 건물들을 중심으로 BEMS 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BEMS 시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세계적으로는 시스코, 지멘스, 슈나이더 등의 시스템 업체들이 초기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파이크리서치에 따르면 BEMS시장은 매년 14%씩 고속 성장해 2020년에는 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과 TV 팔기에도 바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건물관리’에 관심을 갖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은 BEMS의 핵심인 시스템 에어컨과 조명 등에서 양사가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건물 에너지 사용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냉난방환기 및 조명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BEMS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가전사업에서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도 BEMS는 중요한 포인트다. 유럽계 가전사의 고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세탁기 냉장고 등 개별 전자제품의 에너지효율을 따지는 분위기였지만 점점 건물 전체의 에너지 소비총량을 따지는 쪽으로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면서 “건물의 시스템과 각 가전기기 간의 연결성, 제어능력, 궁합 등이 점점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과 미주지역의 생활가전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 높여야 하는 삼성전자나 LG전자 입장에서는 BEMS 시장에서의 선전은 생활가전과 TV등을 일거에 더 팔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BEMS 사업에서 중요한 이차전지나 정보시스템 계열사들을 나란히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삼성, LG 입장에서는 그룹차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한 사업”이라고 분석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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