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朴은 미사일·文은 로켓 왜?
뉴스종합| 2012-12-05 11:49
북한이 주장하는 ‘실용위성을 실은 우주발사체’가 ‘로켓’인지, ‘미사일’인지에 대한 논란이 좀처럼 정리되지 않고 있다. 로켓과 장거리탄도미사일은 ‘운반체’라는 점에서는 기술적 차이가 없지만 무엇을 운반하느냐에 따라 이름이 갈리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논란은 북한의 이번 발사계획에 대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북한을 상대적으로 우호적으로 보는 측에서는 로켓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북한의 도발 위협을 강조하는 측에서는 미사일이란 표현을 고수한다.

4일 밤 진행된 대선후보자 1차 TV토론회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미사일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로켓으로 주로 사용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북한의 우주발사체에 대해 ‘장거리미사일’로 규정하고 있다. 북한이 평화적 우주 이용 권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장거리미사일 기술을 개발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북한이 나로호와 똑같은 위성을 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하면 불법이다”면서 “위성이라고 하더라도 발사기술을 핵무기 운반수단에 이용할 뿐이기 때문에 실제 발사하는 물건이 무엇이든 간에 불법이고 그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을 제외한 대다수 언론은 ‘장거리로켓’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가에서도 ‘로켓’을 사용한다. 로켓과 미사일을 병용할 경우에도 ‘장거리로켓(미사일)’식으로 로켓을 미사일보다 앞에 둔다. 사실관계를 중요시하는 언론의 속성상 북한이 운반체 앞부분에 탄두가 아닌 위성을 탑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는 위성발사체를 공식명칭으로 쓰고 있으며, 일본은 미사일을 주로 쓰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부가 과학기술적으로 판단해야 할 용어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접근한다고 비판한다. 사전적으로 로켓은 ‘발사체’라는 뜻으로 폭발력을 가진 유도탄의 의미를 갖는 미사일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신대원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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