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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백광현이 현대로 오면 ‘골든타임'최인혁
엔터테인먼트| 2012-12-05 11:33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MBC ‘마의’는 조승우(백광현)가 천민인 마의에서 신분의 장벽을 딛고 오로지 실력으로 인의(人醫)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그런데 백광현이라는 의생은 결국 현대에 오면 MBC ‘골든타임'의 최인혁(이성민)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둘은 오로지 병자(환자)만을 생각하고 치료에 임한다. 차이라면 백광현은 들이대는 공주를 포함해 여복이 많아도 너무 많고, 최인혁에게는 틱틱거리는 ‘츤데레의 여인' 송선미가 한 명 있었을 뿐이다.

의사가 환자만을 생각하고 치료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렇지 못한 의사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혜민서 의생으로 힘든 장벽을 경험하고 있는 백광현은 환자만을 생각했기에 임금의 병을 담석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소의 우황을 치료하며 녹변으로 변하는 과정을 통해 배웠던 경험이다.

하지만 이명환(손창민)은 환자를 치료하는 제조영감의 신분이지만 치료를 ‘배틀'로 생각해 상대를 이기려 한다. 이 점은 삼의사 책임자인 고주만(이순재)의 말에 잘 나타나 있다. 고주만은 이명환에게 “자넨 뛰어난 재능을 가졌네. 하지만 이제 자네의 눈은 병자를 떠나 권력만을 쫓고 있네. 그것이 자네의 재능조차 흐리게 하고 있어”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명환은 백광현에게 “니가 나를 이겼으니 아마 쾌재를 부르고 있을 테지. 허나, 너무 안심하진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올라가는 날이 있으면 반드시 내려오는 날이 있을 테니”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백의생은 “전 제조영감을 이기려고 한 일도 아니고 또 이겼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니까요. 왜 그리 여기시는 진 모르겠지만...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왜 의원의 진단에 이기고 지는 게 있어야하는 건지요”라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백광현은 훌륭한 멘토 고주만을 만났다. 고주만은 시련과 고난을 묵묵히 견뎌내며 의술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광현을 향해 “배는 돛대의 방향에 따라 동으로도 가고 서로도 간다. 어떤 순간이 와도 지금처럼 자네 ‘마음의 돛대' 방향을 잃지 말게”라고 말한다.

이 점은 ‘골든타임'에서 이선균에게 인술을 가르치는 최인혁(이성민)과도 똑같다. 중증외상외과의사인 최인혁은 위중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일념으로 병원 내 규정까지 어긴다. 환자 입장에서는 병원과 의사는 큰 권력이다. 다급해서 응급실을 찾아도 인턴만 왔다갔다 할뿐 전문의나 교수는 나타나지 않는 상황을 한두번쯤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병원 이사장이 수술하자 속물 4인방 과장들은 모두 그 곳에 가있다.

최인혁은 이런 제도와 현실에 반기를 든 의사다. 이성민이 이선균에게 “이 환자는 죽어도 되는 환자야”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래서 오래 기억에 남는다.

결국 ‘마의'의 백광현이나 ‘골든타임'의 최인혁이나 정치나 권력이 아닌 환자만을 생각하는 의사다. 시청자들은 이런 ‘용감한 의사'를 지지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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