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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지하철 한인 사망사고…NYT “영웅은 없었나” 자성론
뉴스종합| 2012-12-06 02:47
[헤럴드생생뉴스]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전철역에서 50대 한인남성이 다른 사람에 떼밀려 열차에 치여 숨진 사건에 미국사회에서도 자성과 공분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두 가지다. 먼저 다른 사람을 도우려 나서다 변을 당한 사람을 보면서도 아무도 도우려 하지 않았다는 점에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다른 하나는 열차에 치이기 직전의 한인남성 사진을 신문 1면 전면으로 내건 뉴욕포스트를 향한 비난 여론이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지하철 사망사건 그 후: 그 자리에 영웅은 없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기석(58) 씨 사망 사건을 다뤘다. 한 씨는 지하철 역에서 불량스러운 행동을 하는 덩치 큰 흑인을 제지하러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신문에서는 이번 사건 이후 분노의 목소리가 각지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게 한다면서 시민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전철이 다가오는 위험한 선로에 있는 나를 누가 밀친다면, 그렇게 떨어진 사람 옆에 내가 있었다면 용감하게 구조할 수 있었겠느냐는 자문이었다.

시민들 모두의 답변에서 ‘정의’를 찾을 수 있던 것은 아니었다. 한 남성은 만일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어떻게 행동했겠냐는 질문에 “부당한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일에 대해 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만 답했다.

사건 현장에 있던 에드밀슨 사비에르(49) 씨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한씨가 흑인에게 ‘이봐 젊은이, 자네가 여기 사람들을 무섭게 만들고 있지 않나’라며 접근했다”면서 그가 옳은 일을 하다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공분을 불러오고 있는 이유에는 뉴욕 포스트가 4일자 신문 1면에 한씨의 사망 직전 장면을 담은 사진을 게재했기 때문이다. 이에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할 생각은 하지 않고 사진만 찍었다면서 어긋난 직업정ㅅ힌을 향한 비난여론이 일었다.

당시 사진을 찍은 프리랜서 사진기자 우마르 압바시는 한씨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때문에 직접 구조하는 대신 재빨리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려 열차에 정지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그치지 않았다.

이 사진에는 열차가 들어오는 플랫폼 입구 쪽에는 열차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열차에 속도를 줄이라며 손짓을 하는 모습들이 담겨 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사비에르 씨는 “그 사람들 중에 한씨를 끌어올릴만큼 건장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나“라고 반문했을 정도다.

이번 사건으로 사망한 한씨는 지난 1975년 미국 아칸소 대학으로 유학을 온 뒤 맨해튼에서 세탁업을 해오다 수년전 일을 그만두고 5년째 척수염을 앓고 있는 아내와 근근히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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