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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街, 벌써부터 내년 기업실적 거품 우려
뉴스종합| 2012-12-06 09:04
[헤럴드경제=최재원 기자]내년 국내 상장기업 순이익이 올해보다 20% 이상 증가한 120~125조원 규모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에서 실적 거품에 대한 우려 잇달아 제기돼 주목된다. 내년 한국 경제가 국내총생산(GDP) 기준 3% 성장도 힘들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기업 이익이 20%나 늘어난다는 것은 그야말로 ‘장밋빛 전망’이란 것이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이란 먹구름 속에서 기업 이익이 가장 중요한 투자 지표인 만큼, 업종별ㆍ기업별 실적을 거품 없이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200 지수에 포함된 국내 200개 주요 상장기업의 2013년도 당기순이익 합계 추정치는 111조8219억원으로 올해 추정치 91조3518억원 대비 22.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상 코스피200 이외 나머지 상장기업의 연간 순이익이 10조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도 상장기업의 총 순이익은 120~125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서는 이 같은 실적 전망에 거품이 과도하다며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노종원 하이투자증권 퀀트 담당 연구원은 “2004년 이후 코스피 영업이익에 대한 추정 오차를 분석한 결과 리먼브러더스 파산 시기를 제외하고 영업이익 추정치는 거의 대부분 실제치를 상회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내년에는 미국 재정절벽 이슈의 해소, 중국 신정부 출범 및 대외부문 개선에 기반한 유럽 경기의 저점 통과 등 펀더멘털 개선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 이익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근거로 한 업종별 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자산운용도 최근 펀드 투자자를 대상으로 내놓은 ‘2013년 경제 및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아직까지도 2012년 이익 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진행중이어서 2013년 이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라며 “기업 이익 증가에 따른 밸류에이션 상향 적용과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는 낮다”고 지적했다.

삼성운용은 내년 상장기업 예상 순이익이 올해보다 12% 가량 증가한 114조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물론 다른 일각에서는 올해 대비 20% 수준의 이익 증가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반박도 제기되고 있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2012년 기업 이익 전망치의 조정과 함께 2013년 이익 전망치가 상당히 하향조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올해 대비 20% 성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부 증권사는 성장률이 불투명한 국내보다는 성장 속도가 가파른 중국이나 아시아의 소비 증가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과 아시아의 소비가 가장 큰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며 “앞으로 10년은 아시아 소비자들의 지출에 초점을 맞춘 종목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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