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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론으로 본 그리스 국채 환매 성공 여부는?
뉴스종합| 2012-12-06 10:23
[헤럴드경제=이태형기자] 세계 증시의 세 축인 미국, 유럽, 중국. 미국의 이달 초 경제지표가 악화됐고 재정절벽과 관련된 여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중국은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잇달아 개선세를 기록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유럽의 상황. 그리스의 추가 구제금융 집행이 결정됐고, 지난 6월 이후 계속해서 가능성이 제기됐던 스페인 은행권의 구제금융도 12월 들어 신청과 승인이 이뤄졌다. 그리스는 채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오는 7일을 기한으로 국채 재매입 신청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에 나타난 조치들만으로 유럽 사태가 본격적인 해결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12월 중순(13일~14일)에 예정돼 있는 EU정상회담에서 단일은행감독기구 문제를 두고 다시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잔존한데다 스페인의 배드뱅크 설립(11월 30일)과 함께 은행권 재자본화와 부실자산 처리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유럽 안도감의 크기를 단기적으로 결정하는 요소는 12월7일을 기한으로 신청을 받고 있는 그리스 국채 환매(buyback)의 성공 여부이다.

그리스는 EU재무장관 회담을 통해 기초 재정수지 목표(GDP대비 4.5%) 달성 시기(2014년에서 2016년)와 부채한도 목표(GDP대비 110%) 달성 시기(2020년에서 2022년)를 각각 2년씩 유예 받았지만, 현상태로는 정해진 기한내 목표 달성도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IMF의 경우 국채 환매의 성공여부를 보고 추가 구제금융 지급 여부를 결정을 하기로 결정한 상태이며, 유로존 회원국들의 인식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인식에서 나온 대안이 바로 국채 환매이다.


그리스 은행 Eurobank의 매크로 가정에 따르면 추가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2022년 GDP대비 부채비율은 133%가 되며, 그리스 정부의 이번 국채 환매 계획이 성공할 경우에는 2022년 GDP대비 부채율이 120.3%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구제금융의 지급이 이번 그리스 국채 환매(buyback)의 성공 여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만큼 과연 지난 3월과 같이 국채 보유자들의 많은 참여가 가능할까를 예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게임이론을 적용해 본다.

먼저 몇 가지 가정을 하면, 대상 국채에 따라 환매 가격이 다르지만 환매에 참여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원금대비 가격을 35%로 한다. 현재까지 환매가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대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모두가 불참했을 때 그리스의 디폴트를 가정해 국채 보유자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원금의 0%로 가정한다.

또 한 가지 가정은 나를 제외한 대다수의 참여자(B)들이 국채 환매에 참여를 하게 되면 그리스에 대한 안도감이 커지면서 국채 가격이 원금의 35% 이상으로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참여자 A의 입장에서 국채 환매에 참여했을 때는 참여자 B의 선택과 무관하게 확정적으로 원금의 35%는 보장받을 수 있다. 문제는 불참을 선택할 때인데, 참여자 A를 제외한 다른 참여자들이 모두 참여를 해 구제금융 지급이 원활히 이뤄지고,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사라진다면 국채가격 상승으로 참여자 A는 35% 이상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반면 참여자 A뿐만 아니라 다른 시장 참여자들도 35% 이상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모두 불참을 선택한다면 앞서 가정에 따라 그리스는 디폴트를 피할 수 없을 것이고, 참여자 A는 원금을 모두 잃게 된다.

결국 참여자 A가 불참을 선택할 경우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은 참여자 B의 선택에 따라 변화기 때문에, (A불참, B참여)의 경우에서 얻을 수 있는 참여자 A의 기대수익에 절반이 된다. 참여자 A가 불참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A불참, B참여)의 경우 예상되는 A의 기대수익이 원금의 70% 이상이 돼야 한다. 그래야 불참시 A의 기대수익이 35%를 넘기 때문이다.

환매 기한 경과 이후 그리스 국채 보유에 따른 기대이익이 원금의 70%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하지만, 환매 성공 이후에도 여전히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가 제시한 GDP대비 부채비율 달성이 쉽지 않아 그리스의 불확실성이 여전할 것이라는 점에서 헤지펀드들이 원금의 70%에 해당하는 수익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결국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보다 안정적인 35%의 수익을 위해 그리스 정부의 환매에 참여하는 국채 보유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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