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세기의 소송이라 불리는 삼성-애플 1차 본안소송 최종판결 심리를 앞두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005930)와의 관계에 대해 심정을 털어놨다. 쿡 CEO는 많은 시도를 했지만 삼성전자를 법정으로 불러내는 것 외엔 별다른 선택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팀 쿡 CEO는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은 삼성전자와 복잡한 관계에 있다”며 “삶은 때때로 복잡한 것이다, (삼성과의 관계)이는 사실 거북하다(awkward)”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소송을 증오한다, 정말로 증오한다”며 “우리에게 이는 가치 문제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완벽한 세상에서 모두가 자신의 것으로 발명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쿡 CEO는 삼성전자와의 소송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를 법원으로 불러들인 것에 대해 “많은 시도 끝에 내린 선택”이었다며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우리는 다른 길을 시도했고, 결국 미래에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쿡 CEO는 지난 수년간 맥 컴퓨터를 제조해온 중국에서 공장설비 일부를 미국으로 옮겨 생산할 것이라며 내년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쿡 CEO는 “2013년 미국에서 일부를 생산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이는 애플이 직접 하겠다는 것을 뜻하는 건 아니며 여러 사람과 함께 계속 일하고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1213억 달러에 비하면 미국으로 이전하게 될 생산설비는 극히 일부에 달한다. 이에 따라 애플의 이 같은 결정은 8%에 육박하는 미국 내 실업률과 미국 기업에 가해지는 국내 고용창출 압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쿡 CEO도 “우리가 특정한 일자리를 만들 책임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일자리를 창출할 책무는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990년 후반까지 미국에 많은 제품을 만든 애플은 공장을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아시아로 이전했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초 스티브 잡스 전 CEO에게 아이폰을 미국에서 만드는 방안에 대해 물었지만, 당시 잡스 전 CEO는 “그런 일자리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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