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논설위원칼럼
젊은 비전 살아있나?
뉴스종합| 2012-12-10 11:14
5년마다 상처투성이가 되는 한국
젊은이들엔 일자리보다 꿈이 우선
거짓공약 아닌 비전부터 제시돼야
선거후엔 뿌리깊은 편견 버려지길



제18대 대통령 선거일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현직 대통령 임기가 절반 이상 남았을 때부터 시작된 차기 대통령 관심띄우기, 이제야 끝나려나? 헤드라인 낚시질로 지탱하던 언론의 소설쓰기도 마무리할 때가 돼 간다. 며칠 후면 대한민국호의 5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할 것이다. 국가 지도자를 뽑을 때마다 갈라지고 찢어지고 상처투성이가 되는 슬픈 대한민국, 그래도 2013 새해는 다가온다.

입만 열면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내걸던 후보들의 말잔치도, 승자의 샴페인과 패자의 쓴 소주잔 부딪히는 소음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송구영신 엄동설한이 우리 국민을 또다시 망각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겠지. 정의의 이름으로 이리저리 갈라진 순진한 마음들, 망각 속에 묻혀버리길 기대해 본다.

▶선거 전부터 편견 지우기=대한민국, 올 한 해 동안 ‘옳은 편견들’로 참 많이도 쪼개졌다. 나라를 바로 세우고 국민 잘살게 하겠다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갈라진 여론들, 찢어진 정의, 토막 난 역사, 토라진 여론들은 새해가 오기 전에 어서 수습해야 한다. 선거나 끝나고 생각하자고? 이런 말은 캠프 사람들이 쓰는 언어다. 오늘의 우리 사회를 지탱해온 분들, 소신을 지키느라고 어쩔 수 없이 편 가르기에 앞장서야 했던 사회 지도자들이 어른스럽게 토닥이며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행여나 “장난하십니까?”란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솔직하게 나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며칠만 지나면 진짜와 가짜는 충분히 검증될 것이다. 진짜 입장에서는 가짜가 영원히 상종하지 못할 상대라 하겠지만, 가짜라 불리는 입장에서도 진짜를 가짜라고 지칭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른바 부동층으로 분류되는 국민들이 감언이설에 쉽게 휘둘릴 바보는 아니다. 진짜와 가짜가 우기는 모습에 신물이 났거나 ‘양쪽 다 가짜이거나 모두 진짜’라는 판단으로 팔짱 끼고 있는지 모른다. 이들 중에 대다수는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나라만 잘되게 해주길 기대하는 착한 이들이 많다. 이번부터라도 제발, 선거가 끝나면 뿌리 깊은 편견부터 먼저 버려줬으면 좋겠다. 선거 후에는 다시 평상심으로 돌아가게 내버려 두라. 진정으로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면, 이겼거나 졌거나 서로 간에 안겨준 상처들을 매만져 주기 바란다.

▶차세대들에게 편식을 강요 말라=요새 젊은 일자리 만들겠다는 공약들을 보면 가관이다. 표심을 잡겠다는데 말릴 수는 없지만 젊은이들에게 취직까지 알선해 주겠다고? 청소년 시절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며 배우며 도전과 모험을 키우던 호기는 다 어디로 가고 이리도 차세대를 나약하게 만드나. 주린 배를 부여잡고 성공했다는 오늘의 지도자들이, 등록금도 줄여주고 취직도 시켜줄 테니 표를 달란다. 매수? 좋다. 그러나 옳고 그름에 대해선 솔직해져야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저절로 알게 되는 게 많다. 돈이나 명예, 학벌, 조금이라도 가져본 다음에는 다음의 욕구가 치고 올라온다는 것, 그것들은 돌고 돈다는 것, 그런데도 언젠가 들통 날 거짓말들이 난무한다. 그런 것들을 새해가 오기 전에 치유하고 넘어가자는 거다. 잔소리나 하는 꼰대 같은 뒷방 늙은이가 되길 원치 않는다면 젊은 영혼들에게 너무 많은 답안지를 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스스로 일어서게 내버려 두자. 옛날, 공자 때도 “요즘 젊은이들 걱정이야”라고 말했다 하지 않나?

새해를 맞이하는 비전이 너무 클 필요는 없다. ‘이것만이 옳다’는 편견, 그것만이라도 거두어 주자. “네가 꾸고 싶은 꿈을 너의 눈으로 찾고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맘껏 달려가라.” 이 한마디, 젊은이에 대한 믿음의 징표다. 믿음직한 자식들, 그리고 부모 세대들은 스스로를 추스를 걱정이나 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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