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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그루폰 추락…실리콘밸리 찬바람
뉴스종합| 2012-12-10 11:08
IPO기대주 줄줄이 쪽박 여파
신생 벤처기업 자금난 심화
긴축경영 돌입·폐업 잇달아

3분기 벤처캐피털 조달자금
작년보다 32% 급감

재정절벽 등 불확실성 더해
벤처 투자수익 부진이 원인
주식시장 수익에도 못미쳐



미국 ‘벤처기업의 요람’ 실리콘밸리에 불어닥친 한파가 매섭다.

미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9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의 신생 벤처기업이 자금난으로 조직 통ㆍ폐합 등 긴축 경영에 돌입하거나 아예 문을 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과 소셜게임업체 징가,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 등 기업공개(IPO) 대박 기대주들이 줄줄이 쪽박으로 전락하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실정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진앙지로 지난 2000년대 초와 같이 닷컴 신화가 또 한 번 붕괴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크다.

신문은 벤처투자가들은 “2000년대 초와는 사정이 다르다”면서 “요즘 실리콘밸리에선 건전한 조정, 즉 합리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런 우울한 분위기는 지역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위기의 실리콘밸리는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다우존스 벤처소스에 따르면 미 기업들이 지난 3분기 벤처캐피털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지난해 동기보다 3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톰슨로이터와 미국벤처캐피털협회(NVCA)는 벤처캐피털이 3분기 조성한 자금 규모가 전분기보다 17% 줄었다고 밝혔다. 포브스도 연초 투자를 받은 1747개사 가운데 688개사만 추가 자금을 조달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 대선과 ‘재정절벽’ 등의 불확실성 외에 부진한 벤처 투자 수익이 실리콘밸리 위기의 가장 큰 이유라고 지목한다.

비영리 창업 전문 지원기관인 유잉매리온카우프만재단(EMKF)의 조사 결과, 지난 10년간 벤처캐피털은 주식시장 수익도 따라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한몫 챙기려는 ‘묻지마 투자’도 한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에 희망의 불씨가 전혀 안 보이는 것은 아니다.

주요 유망 벤처기업들에 대한 양호한 투자수익과 구글 등 대기업들의 벤처 투자 강화는 긍정적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NVCA의 마크 희센 회장은 “내년 전반적으로 경제가 살아나면 벤처 투자 환경도 나아질 것”이라며 “인수ㆍ합병이나 IPO 부문의 수익성 개선으로 투자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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