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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말만 되풀이…그린북은 ‘앵무새’
뉴스종합| 2012-12-10 11:14
자료활용 제한적…22개월간 동어반복만
세계경기급변 불구 당국대처는 ‘제자리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분석이 지난 2년간 거의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기는 급변하는데 한국 경제당국의 모니터링과 대처는 제자리 걸음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10일 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매월 발표하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ㆍGreen Book)’ 보고서의 세계 경기 흐름에 대한 분석 내용은 지난해 3월부터 약 22개월 동안 거의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유로존 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소비ㆍ투자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등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는 문구를 반복적으로 사용했고, 변동이 있더라도 미세한 수준의 표현만 조정하는 정도였다.

그린북 12월호에서도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 등 세계 경제불안 요인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ㆍ투자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등 대내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ㆍ중국의 경지부진이 장기 지속돼 온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그와 별도로 미래 대응 차원에서 기민하고 심층적인 분석에 더욱 노력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경제학)는 “기획재정부가 활용하는 데이터 소스가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것에 주로 국한돼 있다는 것이 한계점이 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정부가 경제기조를 과감하게 바꾸지 못하는 이유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다는 시기적 측면도 있어 계속 우울한 전망 기조를 가져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그린북은 해외의 주요 기관 및 투자은행(IB)의 전망 자료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린북은 국내외 경기흐름을 분석해 매월 1회 발표하는 우리 정부의 공식 경제분석 보고서다.

한국의 경제동향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판단을 돕기 위한 자료로 내용은 지출 부문(민간소비ㆍ설비투자 등)과 생산 부문(산업생산ㆍ서비스업활동 등), 기타 부문(고용ㆍ금융 등)으로 나뉜다. 2005년 첫 발행됐고, 미국의 경제동향보고서인 베이지북(Beige Book)처럼 표지 색상에서 명칭이 유래됐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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