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금감원 “보험업계 ‘건전성’ 비상…자본금 확충하라”
뉴스종합| 2012-12-11 09:44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자본금 확충(증자)을 주문했다. 자산운용 수익률이 떨어져 내년부터 역마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큰 데다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다.

11일 금감원은 최근 위험기준 자기자본(RBC)비율이 낮은 보험사를 상대로 증자를 권고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로,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유사하다. 이 비율이 낮으면 보험 지급 능력이 떨어지고, 100%를 밑돌면 ‘적기시정조치’(부실 금융회사에 대한 경영 정상화 조치)를 받는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RBC비율을 200% 이상 맞추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RBC비율 200%’는 방카슈랑스(은행 등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의 최저 수준으로, 은행은 RBC비율이 200%를 넘는 보험사의 상품을 고객에게 안심하고 권유할 수 있다.

주로 손해보험사들이 RBC비율 200%를 밑돌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롯데손보 148.5%, 흥국화재 167.1%, 한화손보 167.9%, 하이카다이렉트 177.9%, 악사손보 190.4% 등으로 RBC비율이 낮다. 메리츠화재(187.0%)와 LIG손보(192.5%) 등 대형사도 RBC비율 200%에 못 미친다.

금감원은 이중 롯데손보ㆍ흥국화재ㆍ한화손보 등이 3곳이 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손보는 조만간 대규모 증자를 추진, 늦어도 내년 초에 자본금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흥국화재와 한화손보의 경우 이달 말 RBC비율을 점검해 수치가 더 낮아지면 경영진단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생명보험사들은 그나마 양호하다. 지난 6월 말 기준 RBC비율이 162.3%로 떨어진 하나HSBC생명은 증자로 243.8%까지 높였고, 현대라이프생명도 최근 증자를 통해 RBC비율을 200% 위로 끌어올렸다. 또 9월 말 기준 RBC비율이 171.5%에 불과했던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지난 6일 증자를 결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증자 대금이 모두 들어오면 RBC비율이 200%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RBC비율이 안전한 대형 생ㆍ손보사에 대해 자산운용의 다변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수익성과 안전성만 괜찮다면 자산운용의 계열사 위탁을 ‘계열사 몰아주기’로만 볼 일은 아니다”면서 “지나친 위험 투자는 지양하되 우리나라 국채보다 수익성이 좋은 브릭스 등의 국채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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