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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경제 활성화’ 패러디 봇물… "당신의 패에 복지국가의 꽃이"
뉴스종합| 2012-12-12 08:43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지하경제 활성화’ 말실수가 기어이 패러디까지 만들어냈다.

지난 10일 지상파3사를 통해 방송된 제18대 대통령선거 2차 TV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복지정책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해 전하던 중 “비효율적인 정부 씀씀이를 줄여 60% 재원을 마련하고 세수 확대로 나머지 40%를 충당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씀씀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자의적으로 쓸 수 있는 재량지출을 줄이고, 세입확대를 위해서는 ‘지하경제 활성화’ 등의 방안으로 매년 27조 원씩 5년간 135조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의 ‘지하경제 활성화’ 발언은 이날 토론 이후 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랭크되며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지하경제’의 사전적 의미는 ‘과세의 대상이나 정부의 규제로부터 피하기 위해 합법적ㆍ비합법적 수단이 동원돼 이뤄지는 숨은 경제’를 의미하는 것인데, 이를 ‘활성화하겠다’는 발언에 누리꾼들의 질타가 이어졌던 것이다.


급기야 온라인과 SNS에서는 박 후보의 이번 발언과 관련한 각종 패러디물이 쏟아졌다. 영화 패러디물이 특히 눈에 띄었다.

그 가운데 하나는 최민식 하정우 주연의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감독 윤종빈)’였다. 이 영화는 혈연ㆍ지연ㆍ학연은 물론 ‘사돈에 팔촌’까지 뒤를 봐주는 부패검찰, 특히 금품향응을 매개로 대기업은 물론이고 조직폭력배와 결탁한 ‘스폰서 검사’를 향한 폭로를 담았다.

‘범죄와의 전쟁’ 포스터를 통해 완성된 ‘지하경제 활성화’ 패러디물은 ‘복지국가로 가는 길: 지하경제 전성시대’라는 카피로 다시 태어났고, ‘지하경제’가 마약ㆍ조직 폭력배 자금 등 세금 탈루 경제를 의미한다는 점을 비춰볼 때 안성맞춤 패러디임이 틀림없었다.


영화 '타짜'의 한 장면도 패러디 대상이었다. 최동훈 감독의 2006년작 영화 ‘타짜’는 지하세계 도박판에서 ‘한탕주의’를 꿈꾸는 도박사들의 목숨까지 걸고 벌이는 한 방을 향한 삶을 그렸다. 한 판에 수백억이 오가는 이 곳에는 갖은 술수가 난무한다. 비합법적 수단이 동원된 지하경제라면 이 곳 역시 빼놓을 수는 없었던 것. 이에 배우 유해진의 모습에 “당신의 패에 복지국가의 꽃이 피어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만들어진 영화 ‘타짜’의 ‘지하경제 활성화’ 패러디물 역시 누리꾼들의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박 후보의 ‘지하경제 활성화’ 발언과 관련 11일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조금 말실수를 했다”면서 “지하경제를 양성화한다는 말을 ‘활성화’로 잘못 표현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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