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이야기
군사전문가가 본 남북한 로켓 기술차. 10년? 7년? 5년?
뉴스종합| 2012-12-13 10:07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12일 오전 장거리로켓 ‘은하3호’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와 북한의 로켓 기술 수준 차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외부 도움없이 로켓엔진을 자체 개발하고 이를 발사체로 구성한 뒤 인공위성까지 실어 쏘아올리는 것을 가정할 때 대체로 북한 보다 최소 5년 가량 기술적으로 뒤쳐져 있는 것으로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로켓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장거리로켓은 2단(상ㆍ하단)으로 이뤄진 나로호와 달리 3단으로 구성돼 있다.

이륙을 위해 가장 큰 힘이 필요한 1단(최하단)은 30t 중의 추진력을 가진 로켓 엔진 4개를 묶어 만든 형태다. 즉 북한 로켓 1단의 최대 추진력은 120t중 정도이고, 로켓 무게는 80~90t 정도로 추정된다.

이에 비해 총 중량이 140t인 나로호의 경우 1단(하단) 최대 추진력이 170t중으로, 북한 로켓보다 1.5배 정도 크다. 은하3호의 높이는 30m 정도로 33m인 나로호와 비슷하다.

북한이 주장하는 이번 북한 로켓 발사의 목적은 고도 300㎞ 안팎의 저궤도에 로켓 맨 앞 부분에 실은 위성을 올려놓는 것이라는 점에서 나로호와 다르지 않다. 차이라면 2단의 나로호는 상대적으로 추진력이 큰 1단의 힘으로 고도 약 200㎞까지 솟아오른 뒤 2단을 점화해 약 300㎞에 이르지만, 북한의 로켓은 1단이 고도 100㎞ 정도에서 일찍 분리돼 2단(20~30t중)과 3단(10t미만)이 차례로 로켓을 밀어올려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킨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12일 은하3호 발사에 성공한 만큼 북한의 로켓기술이 우리나라보다 상당 수준 앞서 있다는 통설을 더 이상 부인할 수 없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북한이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는 점. 이는 우리나라가 나로호를 통해 입증하려 했던 것과 똑같은 기술력을 요하는 부분으로, 현재로선 나로호의 성공여부를 확인하려면 재발사가 예정된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더욱이 나로호의 경우 추진력 대부분을 담당하는 1단(하단)부를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제작한 만큼 스스로 로켓 1단 엔진을 만들어 위성을 본 궤도에 올려놓은 북한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우주분야 교수는 “우리가 북한 처럼 로켓 엔진을 자체 개발하고 이 추진체에 인공위성까지 실어 쏘아올리려면 적어도 앞으로 5~7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소 비관적이지만 우리가 로켓 기술개발 투자를 지금의 100배 수준으로 늘린다해도 당분간 북한과의 기술격차를 좁힐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1단 로켓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국제협약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때문인 만큼 순수한 기술적 차이라기보다는 남북한을 둘러싼 정치 지형의 차이라는 주장도 있다. MTCR만 없다면 기술력 차이는 쉽게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금 당장 남북의 기술 차이를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MTCR과 한미 미사일 사거리 협정에 의해 로켓 개발이 제한돼 있는 만큼 남북을 둘러싼 정치지형의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2009년 나로호 1차 발사 전에 30t급 엔진의 지상연소 실험까지는 거쳤으나 실제 비행모델을 제작하는 단계까지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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