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판세는 ‘초박빙’… 정국은 믿거나 말거나 ’네거티브’
뉴스종합| 2012-12-13 10:14
대선 정국이 극심한 ‘혼탁 정국’으로 휩쓸려 들어가고 있다. 선거 판세가 오차 범위 내 박빙 구도로 흘러가면서 ‘지지층 결집’과 ‘상대 후보 흠집내기’ 차원에서 ‘네거티브 공세’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헤럴드경제와 리얼미터가 지난 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47.8%,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47.7%를 기록했다. 격차은 불과 0.1%포인트. 지난 4일 4.8%포인트 격차에서 1주일만에 ‘박빙’ 구도로 반전된 것이다. 다른 조사에서도 박 후보는 42.8∼48.9%포인트를, 문 후보는 41.9∼42.1%포인트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 박빙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선거 판세가 ‘백중세’로 치달으며 양측의 치고받는 ‘네거티브’가 도를 넘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당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국기 문란행위’, ‘국정원의 대선개입’, ‘집권당 부패의 극치’라는 강한 수사를 동원했고, ‘부정선거감시단’도 발족했다. 문제는 문 후보측이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 후보측 진성준 대변인은 “전략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지만, 압수수색 영장 신청 할 때조차 증거자료를 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증거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 후보측은 ‘경찰의 수사 의지가 문제’라며 오히려 경찰에 공을 넘기고 있다. 새누리당 박선규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라면 문 후보가 직접 책임져야 한다”고 대응했다.

이 과정에선 민주당 당원이 촬영기자를 폭행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새누리당 측은 즉각 ‘이성을 상실한 것’이라며 민주당 공격에 나섰고, 민주당 측은 “당직자가 아니라 당원일 뿐”이라며 사건 무마에 나섰다.

외부 돌발 변수도 대선 정국을 강타했다. 지난 12일 북한이 장거리로켓 발사에 성공한 것. 여야는 일제히 북한의 로켓 발사를 비난하면서도 ‘대선 활용 용도’는 달랐다. 박 후보는 “국가관이 뚜렷한 세력이 집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고, 문 후보는 “20층짜리 건물 크기의 로켓 발사를 몰랐다는 것은 새누리당 정권의 안보 무능 대표 사례”라고 비난했다. 전문가들의 유불리 전망은 엇갈린다. ‘햇볕정책’ 계승을 강조해온 문 후보에게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과, 특전사 출신과 남성성이 강조되면 외려 문 후보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이패드’논란은 사실관계가 어긋나면서 전세가 역전된 경우다. 민주당은 당초 박 후보가 2차 토론회 장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했다며 ‘토론회 커닝’ 의혹으로 공세를 폈지만 아이패드가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새누리당 역공이 거센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정청래 민주당 의원을 고발했고, 민주당 측은 박 후보가 토론회장에 들고 들어갈 수 없는 물품을 지참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박 후보측을 비난했다.

또 일부 언론에선 박 후보가 ‘억대 굿판’을 벌였다는 주장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인터넷 상에선 문 후보를 지지하는 무속인들이 굿을 하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치고받는 난타전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선거 막바지 혼탁 양상을 ‘우려스럽다’고 평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혼탁선거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선거결과에만 너무 집착하기 때문이다”며 “우리나라 정치문화와 민주주의 후퇴까지 가져올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양 당 후보들이 정책 선거를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서 네거티브가 판을 치는 것은 선거 막판에 무책임한 수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희 양대근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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