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앞서도 뒤처져도 믿을 것 못된다” …홀대받는 여론조사
뉴스종합| 2012-12-14 11:57
여론조사는 선거의 판세를 가늠하는 중요한 도구다. 선거 전략의 출발점 역시 여론조사다. 각 캠프의 주요 전략가들이 매일같이 쏟아져나오는 각종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한 시도 손에서 놓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여의도는 때아닌 여론조사 ‘홀대’ 분위기가 팽배하다. “여론조사 믿을 게 못된다” “여론조사 믿지 마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여론조사에 일희일비 할 시간에 표 하나 더 모으는 게 이기는 길”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가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대체로 두 가지다. 첫째는 다년간 선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총선이나 대선에서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를 지켜본 의원이나 관계자들 중에서 여론조사가 ‘믿을 게 못된다’는 불신론을 많이 볼 수 있다. 소위 여론조사에 ‘데인’ 케이스다.

이 같은 ‘불신론’의 특징은 최근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소폭 앞서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캠프에서나, 추격하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캠프에서나 일관되게 관찰된다.

새누리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도 당의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당시 후보가 이긴다는 여론조사 내용이 있었지만 결국 더 큰 차로 패했다”며 “여론조사는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민주통합당 선대위의 한 관계자도 “여론조사는 과학이라서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전적으로 거기에 의존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여론조사에 흔들리지 않고 선거 막판까지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포커페이스’ 전략을 취하는 경우다. 첫 번째 경우에는 양 진영 모두에서 목격되는 반면 이번 경우는 대체로 앞서고 있는 박 후보 캠프가 주로 해당된다. 일찍 샴페인을 터트리면 오히려 역공을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권영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여론은 무섭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겸손하고 진정성 있게 치열하게 발표나는 순간까지 그렇게 해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가 각 캠프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자칫하면 달궈진 사기도 순식간에 식을 수 있다”면서 “조직의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여론조사에 휩쓸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