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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美 길거리 음주 위법…아일랜드는 떠들며 취할때까지 ‘한국스타일’
뉴스종합| 2012-12-14 11:39
자유주의 미국, 음주 만큼은 엄격
개봉한 술 차안에 두는 것도 처벌

독주 즐기는 中북방, 호방한 술문화
술 대작할 정도돼야 사회생활 도움

유럽선 미성년 음주에 관대
술 권하는 伊-알아서 마시는 獨



술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사 이래 인류가 가장 사랑해온 음료다. 기후와 문화에 따라 세계 각국에서는 고유한 주류와 독특한 술문화가 발달해왔다.

러시아ㆍ몽고ㆍ캐나다 등 추운 지역일수록 술을 많이 마시고 음주에 관대한 편이다.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 더운 지역에서는 술 소비가 현저히 낮고 토속주가 다양하지 않다. 이슬람권에서는 종교적으로 음주가 금지돼 있다. 유럽에서는 알코올 도수가 맥주와 와인을 음식처럼 남녀노소 즐긴다. 도수 높은 독주가 발달된 북반구 국가는 음주로 인한 범죄와 사고, 알코올중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갈수록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자유와 자율을 존중하는 미국이지만 막상 음주에 관한 한 어느 나라보다 엄격하다.

미성년자는 술을 살 수 없고 주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술전문점에서만 술을 살 수 있다. 길거리에서도 술을 마실 수 없고, 개봉한 술을 차 안에 두면 법규 위반이다. 또 많은 주정부가 술집 수를 규제하고 있어 술집을 열기조차 쉽지 않다. 미국에서는 술자리가 비즈니스와 사교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 사교활동은 파티와 테니스, 골프, 사냥, 요트 같은 스포츠 활동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비즈니스 차원에서 술판이 벌어지지 않는다. 술을 마시는 파티에서도 와인과 맥주 간단한 칵테일로 취하지 않게 마시는 게 에티켓이다. 쓰러질 정도로 마시고 주사를 부리는 모습은 영화에나 나오는 장면이다. 청교도 금욕주의의 영향 탓인지 과거 한때 금주령이 시행됐을 정도다.

미국인 성인이 술을 마시는 대표적인 모습은 야구나 농구, 미식축구 게임을 보며 맥주 한 병을 마시거나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와 함께 와인을 곁들이는 정도다.

맥주는 유럽보다 알코올 도수가 약하고 맛이 진하지 않다. 와인도 캘리포니아 와인은 유럽에 비해 달콤하고 쓴맛이 약한 게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로는 옥수수로 만든 버번 위스키가 미국 고유의 술이지만 흔히 마시지 않는다. 최근에는 보드카 칵테일이 젊은층이 모이는 클럽에서 인기다. 대학생 사이에서는 파티에서 보드카와 자양강장 음료인 ‘레드불’을 커다란 볼에 섞어 나눠마시는 술파티가 벌어지기도 한다. 캐나다는 미국보다 추운 기후 때문에 미국보다는 술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러시아 수준은 아니지만 남녀노소 술을 즐긴다.

▶중국=중국은 넓은 땅덩어리만큼이나 술문화가 각양각색이다. 굳이 크게 나누자면 북방과 남방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두 지역 사람의 다른 성향처럼 마시는 술이나 문화에도 차이를 보인다.

북방 사람은 호통한 성격만큼이나 주량이 세고 독한 술을 좋아한다. 상대방에게 술을 많이 권하고, 또 이에 응해 술좀 마실 줄 알아야 사회생활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 우리와 비슷하다. 주량이 세야 예의를 알고 사람 사귈 줄 안다는 인정을 받는 것. 때문에 북방사회에서 술이란 친분을 쌓는 데 중요한 인간관계의 ‘징검다리’ 같은 존재다.

반면 남방지역은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폭음 자체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남방사람은 성향 자체가 꼼꼼하면서도 영민한 편이다. 술을 진탕 마시고 금세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조금씩 마시는 술문화이다보니 북방사람이 보기엔 쪼잔하고 소심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진정 술맛을 아는 사람은 오히려 남쪽사람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의 유명술은 북방보다는 남쪽이나 중부지역에서 많이 나는 것을 보면 일리가 있다. 남쪽사람이 장사에 뛰어난 기질이 있어 상품화를 잘 시켰다고 볼 수도 있다.

▶멕시코 중남미=멕시코는 선인장을 원료로 만든 데킬라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레몬즙과 소금을 찍어가며 마시는 데킬라 한 잔은 멕시코 음주문화의 상징이다. 낙천적인 국민성과 서민문화가 테킬라 사랑으로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정부에서 음주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남미에서는 브라질 국민이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이다. 사탕수수즙을 발효시켜 만든 카샤사 술에 라임 몇 조각과 설탕을 넣어 카이피히냐라는 칵테일을 대중적으로 즐긴다. 브라질 농민 여성의 술이라는 애칭답게 고단한 노동자의 시름을 달래는 술이었다.

카샤사는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적으로 보드카, 한국의 소주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브라질의 국민주로 사랑받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이 이 술을 자주 마시는 것으로 유명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기자가 이를 보도했다가 브라질 비자가 취소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브라질 국민은 룰라 대통령의 카샤사 사랑을 문제삼지 않았다.

▶유럽=유럽에서는 독일과 프랑스는 맥주와 와인을 술이라기보다는 음식처럼 식사와 함께 마신다. 이들은 알코올 도수가 낮아 크게 취하지 않기 때문에 미성년자 음주에도 사회적으로 관대한 편이다. 하지만 독일은 절제를 존중하는 문화답게 타인에게 술을 강권하는 건 있을 수 없는 행동이고 각자 적당히 마신다. 술을 권하는 문화는 유럽에서 이탈리아가 강한 편이지만 와인을 주로 마신다. 영국은 펍(Pub)이 사교의 중심일 정도로 펍에서 축구경기를 보며 위스키와 맥주를 마시고 즐긴다. 유럽대륙보다는 강한 도수의 술을 마신다. 북쪽의 아일랜드는 한국과 비슷하다. 술집에서 왁자지껄 떠들며 마시고 취할 때까지 계속 마신다.

고지희ㆍ한희라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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