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이정희 사퇴, ‘28만표 + 27억원’ 향방은...
뉴스종합| 2012-12-17 10:30
〔헤럴드경제=이정아 인턴기자〕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면서 28만표와 27억원의 국고보조금 향배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사퇴의 변으로 “저는 오늘 진보ㆍ민주 개혁세력이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이루라는 국밍의 열망을 이루기 위해 대통령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미희 통진당 대변인도 “진보적 정권교체의 실질적 실현을 위해 현실적으로 이 선택밖에 없었다”며 우회적으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이 후보가 갖고 있던 지지율 1%가 문 후보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진보 성향상 박 후보쪽으로 가기는 어렵다는 점도 이같은 해석을 낳고 있다. 투표율을 70%로 가정할 경우 이 후보의 표는 28만표 가량이다. ‘0.1%포인트~3%포인트’ 초박빙의 판세에서 이 후보의 사퇴는 단순 산술로 따지면 단비가 되는 셈이다.

이 후보측 관계자도 “우리쪽 지지층은 투표율이 높은 집단으로, 최소한 60% 정도는 문 후보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28만표가 갖는 영향력은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우선 표면상으로 투표용지 인쇄가 모두 끝난 상태에서 사퇴를 했기 때문에 오히려 사표(死票)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유시민 후보가 투표용지 인쇄 후 사퇴로 무효표는 전체 투표수의 4%까지 올랐다. 이전 경기도지사 선거 무효표 비율이 1.0%~2%였던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사표가 늘어난 셈이다.

정치적으로는 이 후보의 ‘종북’(從北) 이미지가 문 후보 지지층 중 중도ㆍ무당파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 후보가 사실상 야권 총결집을 호소하면서 그의 종북 이미지가 자칫 문 후보와 겹쳐지면서 보수층의 결속력 강화로 이어지거나 중도ㆍ무당파의 문 후보 지지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와관련 “이 후보 지지율이 문 후보에게 온전히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종북 본색이 드러났다’고 공격하는 상황에서 문 후보쪽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8만표의 향방과 함께 국고보조금 27억원의 향배도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다. 이 후보측은 일단 “현행 법에 반납하는 내용은 없다”며 27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반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이에따라 27억원 먹튀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측 이상일 대변인은 “이 후보가 사퇴하면서 대선 국고보조금 27억원을 움켜쥐고 있을 경우 ‘먹튀’라는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국민 혈세 27억원을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으며,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도 “우리 국민들의 피땀흘려 국가에 낸 세금 27억원만 낭비하게 됐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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