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이정희의 27억 먹튀 논란…표심 향방 어디로 흐를까
뉴스종합| 2012-12-17 11:23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면서 28만표와 27억원의 국고보조금 향배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사퇴의 변으로 “저는 오늘 진보ㆍ민주 개혁세력이 힘을 모아 정권교체를 이루라는 국밍의 열망을 이루기 위해 대통령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미희 통진당 대변인도 “진보적 정권교체의 실질적 실현을 위해 현실적으로 이 선택밖에 없었다”며 우회적으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이 후보가 갖고 있던 지지율 1%가 문 후보 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진보 성향상 박 후보 쪽으로 가기는 어렵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을 낳고 있다. 투표율을 70%로 가정할 경우 이 후보의 표는 28만표가량이다. ‘0.1~3%포인트’ 초박빙의 판세에서 이 후보의 사퇴는 단순 산술로 따지면 단비가 되는 셈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도 “우리 쪽 지지층은 투표율이 높은 집단으로, 최소한 60% 정도는 문 후보 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의 28만표가 갖는 영향력은 미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우선 표면상으로 투표용지 인쇄가 모두 끝난 상태에서 사퇴를 했기 때문에 오히려 사표(死票)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유시민 후보가 투표용지 인쇄 후 사퇴로 무효표는 전체 투표수의 4%까지 올랐다. 이전 경기도지사 선거 무효표 비율이 1.0~2%였던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사표가 늘어난 셈이다.

정치적으로는 이 후보의 ‘종북(從北)’ 이미지가 문 후보 지지층 중 중도ㆍ무당파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 후보가 사실상 야권 총결집을 호소하면서 그의 종북 이미지가 자칫 문 후보와 겹쳐지면서 보수층의 결속력 강화로 이어지거나 중도ㆍ무당파의 문 후보 지지에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와 관련, “이 후보 지지율이 문 후보에게 온전히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종북 본색이 드러났다’고 공격하는 상황에서 문 후보 쪽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8만표의 향방과 함께 국고보조금 27억원의 향배도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다. 이 후보 측은 일단 “현행법에 반납하는 내용은 없다”며 27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반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27억원 먹튀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 이상일 대변인은 “이 후보가 사퇴하면서 대선 국고보조금 27억원을 움켜쥐고 있을 경우 ‘먹튀’라는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국민 혈세 27억원을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으며,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도 “우리 국민들의 피땀흘려 국가에 낸 세금 27억원만 낭비하게 됐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정아 인턴기자/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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