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한국 대선, 국민들 너무 안이하다”
뉴스종합| 2012-12-18 14:33
[헤럴드생생뉴스] 한국의 새 지도자를 뽑는 역사적인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은 가라앉은 분위기라고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놀라울 만큼 고요한 한국의 대선’(Korea’s Remarkably Unremarkable Election)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후보들의 공약이 특별한 게 없고 서로 비슷해 유권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번 대선이 여러가지 면에서 중대한 시점에서 치뤄진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는 극우정권이 등장하면서 한일 관계가 위기를 맞은 데다 중국의 부상, 주변국의 영토 분쟁 등으로 아시아 전역이 속병을 앓고 있다. 또 북한은 얼마전 위성을 발사해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이런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유권자들은 오직 경제 문제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같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 모두 대기업, 이른바 ‘재벌’을 단속하겠다는 공약을 내놨지만 신뢰할만한 비전은 내놓지 못했고, 사회복지 비용 지출에 대한 공약도 없었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북한 관련 공약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선거에서는 햇볕정책 등 조건없는 지원 공약과 이에 반대하는 강경안이 맞서곤 했으나 이번에는 두 후보 모두 북한을 더 많이 지원하고 대화도 하겠다는 공약 내용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이제 한국인이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한 합의(컨센서스)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1960~70년대 한국을 통치했던 군부 독재자의 딸이 선거에 출마했음에도 선거운동에서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위기감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과거에는 최소한 한 명이라도 ‘반대편이 당선되면 이 나라가 다시 권위주의 시절로 돌아간다’며 경고하고 나서는 후보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문은 이제 한국 사람들이 누가 당선되든 5년 뒤면 물러날 것이고, 다시 다른 사람을 뽑을 기회가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도 ‘새로운 모델을 찾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18일 자 기사에서 대선을 앞둔 한국의 분위기와 각 후보의 공약 등을 소개했다. FT는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이 서민을 살리고 공정사회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앞다퉈 내놓고 있지만, 한 사람은 독재자의 딸, 한 명은 그 독재자에 맞섰던 운동가 출신으로 두 후보의 개인적 배경이 완전히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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