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승부처 수도권 무게중심축 역할…충청표심 ‘캐스팅보트’ 재차 과시
뉴스종합| 2012-12-20 11:38
서울은 文…경기·인천에선 朴 승리
야권 우세 예측 뒤집고 균형 이뤄

文, PK 40% 득표…옅어진 지역색
朴, 호남 두자릿수도 상징적 의미
4차례 대선 ‘중원=대권승리’이어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된 18대 대선은 향후 대통령 선거의 주요 분석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소후보들의 득표율 합계가 1% 안팎에 그쳤고, 보수와 진보의 양 진영이 1대1 진검승부를 펼치면서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두 진영의 전체 지형이 가감 없이 판세에 드러난 것이다. 지역 투표성향은 이번 대선에서도 판세를 가르는 주요 지표로 역할했다. 대신 부산ㆍ경남(PK) 지역의 지역색이 다소 옅어졌고, 호남에서는 박 후보 득표율이 두 자릿수에 이르기도 했다. 막판까지 최대 승부처로 평가됐던 수도권은 어느 한 측의 일방적인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서 대선의 ‘무게중심’ 역할을 했다. ‘충청 승리=대선 승리’라는 공식은 이번 대선에서도 확인됐고, 강원도의 보수화 경향도 눈에 띄었다.


▶‘무게중심’ 수도권=수도권은 이번 대선에서 어느 한쪽에 ‘몰표’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대선의 무게중심 역할을 했다. 비교적 야권 성향이 강할 것으로 예측됐던 수도권에서, 서울은 근소한 차이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손을, 경기·인천은 박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수도권 전체로는 문 후보가 10만표가량을 앞서는 데 그쳤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회창 후보를 10% 넘는 득표율 격차로 따돌리며 수도권이 대선 결과의 향배를 이끌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양새다.

620만여명이 투표한 서울에선 문 후보가 박 후보에 근소한 차 우세였다. 문 후보(51.4%), 박 후보(48.1%)의 표차는 불과 20만여표에 불과했다. 경기에서는 박 후보(50.4%)와 문 후보(49.1%)의 순위가 뒤바뀌었지만 표차는 8만6000여표에 불과했다. 인천에서는 박 후보(51.5%)가 문 후보(48.0%)를 5만8000여표 차로 따돌리며 근소한 우세를 보였다. 수도권 전체를 놓고 보면 문 후보가 약 6만여표를 더 획득하는 것에 그쳤다.

▶옅어진 지역색?=새누리당의 전통적 ‘표밭’인 부산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당초 기대보다 높은 득표(39.8%)를 했다. 2002년 대선에서의 노무현 후보 득표(29.9%)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여야는 선거 초반부터 부산에서 총력전을 벌였다. 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은 수(290만여명)의 유권자가 몰려 있는 데다, 문 후보의 고향은 경남, 자란 곳은 부산이기 때문에 다른 선거에서보다 부산지역 민심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선거 하루 전인 지난 18일 두 후보가 모두 서울과 부산을 기점으로 마지막 선거유세를 벌인 것 역시 부산의 상징성을 고려한 선거유세 전략으로 풀이된다.

호남에서 박 후보가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은 것은 상징성이 크다. 박 후보는 전남에선 10.0%, 전북에선 13.2%의 득표율을 나타냈다. 호남지역은 대선 때마다 민주당 후보에 95% 이상의 몰표를 던지며 민주당의 ‘텃밭’ 역할을 해왔다. 반면 광주에서의 박 후보 득표율은 7.7%에 그쳤다. 대구ㆍ경북은 박 후보에게 80% 이상의 몰표를 던졌다.

▶‘캐스팅 보트’ 충청=충청에선 박 후보 지지세가 확연했다. 충북에선 박 후보가 56.2%, 문 후보가 43.2%의 지지율을 획득했고, 충남에선 박 후보(56.6%)가 문 후보(42.7%)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충청남북도에서 박 후보는 문 후보보다 약 28만여표를 더 획득했다. 충청도는 지난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지지세가 강했던 것으로 평가받은 바 있다. 박 후보의 모친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충북 옥천이라는 점도 이번 대선에서 박 후보가 이곳 지역에서 확고한 승리를 담보한 원인 중 하나로 평가된다. 대전도 박 후보(49.9%)가 문 후보(49.7%)를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강원도 역시 보수화 경향이 강한 곳이라는 것도 재차 확인됐다. 박 후보는 강원에서 61.9%의 지지율을 기록, 37.5% 득표에 그친 문 후보를 22만여표차로 앞섰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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