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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속 바뀌는 2535세대 소비…지갑은 닫고, 재테크는 미리미리
뉴스종합| 2012-12-24 12:01
[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조금 덜 쓰고, 덜 입고, 덜 먹는 것이 이제 부끄럽거나 창피한 일이 아니다. 대박을 바라기보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절약하고 아끼는 것이 투자라고 생각한다.”불황이 깊어지면서 젊은층의 소비습관과 투자행태가 바뀌고 있다.

흥청망청 소비의 대명사로 알려졌던 2535세대들이 미래를 위해 지갑을 닫기 시작했고, 취업과 동시에 재테크를 시작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다.

신영증권이 최근 25~35세 직장인 899명을 대상으로 페이스북을 통해 ‘불황형 소비시대, 2535세대의 자산관리’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0%가 자산관리를 위해 전기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먼저 일상생활 속에서 근검절약을 실천한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응답자들도 33%는 소비에 앞서 사전에 지출항목을 정리하거나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등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20%는 아예 지출 자체를 줄인다고 답했다. 가계부를 작성해 불필요한 지출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마트에 가기 전에 사야할 물건의 목록을 정리하는 이들도 있었다.

2535세대는 1978~1987년에 태어난 이들로 베이비붐세대의 자녀이기도 하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성장해 2010년대 들어서는 소비주체로 떠올랐으며, 충동적인 소비성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둔화는 지속되고 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2535세대들의 소비 패턴도 불황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평균 수명 연장으로 노후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커졌다. 이미 성장 과정에서 학자금 대출 등 재무적 고민을 경험한 경우가 많아 계획된 소비와 절약형 소비가 생활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근로소득이 꾸준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의 대상을 묻는 질문에는 설문에 응한 2535세대의 40%가 재테크라고 답해 장기적인 관점의 인맥관리나 자기계발을 위한 투자를 앞섰다. 이들은 입사와 동시에 노후를 위한 연금저축에 가입하고, 주택마련을 위해 적금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테크 수단도 보수화되고 있었다. 지난 몇년간 젊은 직장인들의 대표 투자처가 국내외 주식형펀드였던데 반해 은행 예금과 적금을 활용해 종잣돈을 모으고 있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펀드 등은 원금손실 가능성 등을 고려해 3년 이상 장기투자인 경우에 가입한다고 말했다.

월급에 대해서는 ‘현재 생활 유지를 위한 생계자금’과 ‘미래를 위한 준비자금’이라는 답이 각각 51%, 42%로 비슷하게 나왔다.

월급을 미래의 열매를 맺기 위해 필요한 ‘씨앗’이나 차곡차곡 모아 꿈을 이루겠다는 ‘벽돌’ 등과 같은 단어로 표현해 미래에 대한 준비 수단으로 생각하는 응답자도 많았지만 실제 만져보지 못하고 생계비로 대부분의 월급이 빠져나간다는 의미의 ‘사이버머니’나 매월 월급을 받아야만 생활이 가능하다는 ‘한달 안심보험’ 등 현실적인 이유로 현재생활 유지를 위한 생계자금으로 말한 응답자가 조금 더 많았다.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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