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민주당, 우클릭하나
뉴스종합| 2013-01-03 10:20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민주통합당 내에서 당의 정체성 정립을 둘러싼 노선투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넓어진 보수지형에 맞춰 당이 우클릭해야 한다는 의견과, 기존의 진보적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주류와 비주류를 막론하고 당이 합리적 보수로 우클릭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보수와 진보의 1대1 구도가 형성된 지난 18대 대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자 ‘이대로는 모든 선거에서 필패’라는 위기감이 형성된데 따른 것이다.이는 지난 2일 현대리서치 여론조사에서 1년 전보다 보수층이 8.7% 포인트 늘고 진보층이 6.8% 포인트 증가, 이념지형이 우클릭한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중도층을 아우르는 안철수로 단일화가 됐다면 이기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법륜스님의 전날 발언도 이같은 논쟁에 기름을 끼얹었다. 


한 초선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이후로 당이 상당히 좌클릭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50대 유권자와 보수층이 늘어난 상황에서 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대선 뿐만 아니라 어떤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필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당직자는 “그동안 두차례 선거를 앞두고 당내 통합만을 강조해왔지만, 이제 현실을 직면해야할 때가 아닌가”라며 “중도층, 부동층을 확보하지 않고는 승리가 불가능하다. 대중정당인 민주당이 유권자를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노선재정립의 시점으로 차기 전당대회를 거론하고 있다. 이 당직자는 “현 비대위 체제는 철저한 반성과 문제 직시를 하고, 실질적인 변화는 차기 비대위 체제를 통해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다른 의원은 “당의 강령, 당명을 수정하는 방식보다는 중도를 표방하는 새로운 지도부가 곧 당의 노선변화를 드러내는 방식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비주류 측에서는 진보, 개혁적 색채를 강조하며 당의 우클릭 움직임을 비판하고 있다. 특히 제주해군기지, 쌍용자동차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진보개혁적 노선을 더욱 선명히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기식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같은 당의 우클릭 주장에 대해 “원인진단이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당의 정체성 노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의 정강정책노선을 상징하는 보편적복지, 경제민주화, 한반도 평화는 새누리당도 쫓아오는 시대의 흐름”이라면서 “우리가 마치 좀더 진보한 것이 대선패배의 원인이라고 하는 것은 부적절한 평가”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의원도 “이번 대선 결과가 곧 진보노선 후퇴와 당의 우클릭을 주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민이 민주당에서 안정감과 신뢰감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그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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