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인
암행어사 박진수
뉴스종합| 2013-01-04 11:50
LG화학 사장 무작위 현장방문
직원우선주의 실천…사기 진작



“내 동선을 직원들에게 알리지 마라.” 지난해 11월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박진수 LG화학 사장이 ‘암행 현장방문’에 나섰다.

임직원들을 불시에 살펴보겠다는 ‘감시’가 아닌, 그들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배려’의 의미였다. 박 사장의 취임 제일성(第一聲)은 바로 ‘현장 우선’이었다.

4일 LG화학에 따르면 박 사장은 3~4일 CEO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남 여수공장과 충남 서산 대산공장을 잇달아 찾았다. 공장 내 모든 팀을 돌며 임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박 사장은 팀별 방문 일정을 스스로 변경, 무작위로 방문했다. 현장방문 시 정해진 동선을 따라 움직이는 대부분의 CEO와 달랐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CEO가 왔다고 직원들이 일에 집중하지 못하면 안 된다”며 “CEO가 스케줄대로 움직이게 되면 일정 후반부에 방문이 계획된 팀들은 CEO를 기다리느라 업무에 전념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직원들이 업무에 방해받지 않도록 신경쓴 것이었다.

박 사장은 20여년간 공장 등에서 경력을 쌓은 ‘현장형 CEO’라서, 이 같은 일정 변경이 가능했다. 그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 럭키(현 LG화학) 여천공장 ABS과에 입사, 여천 스티렌수지공장장을 지내는 등 ‘회사 생활’의 3분의 2가량을 본사가 아닌 현장에서 보냈다.

LG화학 관계자는 “공장 내 각팀의 위치를 훤히 꿰뚫고 있던 박 사장은 ‘직원들에게 부담이 된다’며 승용차 대신 주로 도보로 넓은 공장을 다녔다”며 “경력은 물론 현장과 직원을 중시하는 평소 생각이 밑바탕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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